올해 2003년 카드 유동성 위기가 재현된다면 그 충격은 어느 정도일까. 여신금융협회는 현재 카드업계가 2003년 위기가 와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충분하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9일 여신금융협회 조사연구센터의 함정식 센터장은 "유동성위기를 가정한 시나리오 분석 결과 카드사의 자본여력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업종의 위험을 인식해 배당지급보다 자본축적을 선택해왔다. 그 결과 2010년 현재 단순자기자본비율을 20%이상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함정식 센터장은 2003년 위기 당시 카드사 부실에 영향을 미쳤던 주요 변수로 △카드자산 증가율 △운용수익률 △조달비용 △연체율과 대손상각 등을 꼽았다.
이 4가지 변수를 2010년에 대입해 본 결과 카드사(전업 4개사 기준)들은 5조9000억원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 인해 자기자본은 14조2000억원에서 8조1000억원으로 줄어들지만 과거처럼 대규모 적자 발생으로 유동성 위기가 재발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 2003년에는 7조633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자기자본도 5048억원 적자 상태였다.
다만 이는 카드산업에 국한된 분석이다. 만약 금융권 전체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다면 카드사가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금융기관별 수익과 위험을 비교해본 결과 카드사가 은행,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 어느 금융기관보다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함 센터장은 "자기자본이익률(ROE) 기준 위험성이 높은 금융업종은 신용카드, 저축은행, 캐피탈, 은행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용카드의 경우 평균 수익은 23.46%인데 위험은 20.47%다. 이는 신용카드업의 당기순이익이 3%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함 센터장은 설명했다.
한편 이번 분석은 2002년12월31일부터 2010년12월31일까지 8년동안 은행업종(KB국민·우리·신한·기업·하나·외환), 저축은행(솔로몬·한국·진흥·제일), 신용카드(신한(LG포함)·삼성·현대·롯데), 할부리스(현대·신한·롯데·아주)를 대상으로 내부수익률 측정법(IRR)을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