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2곳 중 1곳은 최근 환율 급등에 따라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환율 수혜를 입고 있는 기업은 32.6%에 그쳐 환율 급등이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에 따르면 최근 원자재·중간재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전국기업 300여 업체를 대상으로 ‘환율 급등에 따른 기업 피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 48.5%는 '환율상승으로 경영상 피해를 입었다'고 대답했다. 이에 반해 ‘환율상승이 도움을 줬다’는 응답은 32.6%에 그쳤다. 특히 수출기업 3곳 중 1곳은 환율 상승으로 오히려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이 수출기업에게 호재로 작용한다는 상식과는 다소 동떨어진 결과다. 수출기업 37.2%는 환율 상승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상의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하면서 원자재와 중간재 수입 가격이 덩달아 올라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내수기업의 경우 피해가 더 컸다. 내수기업 가운데 59.2%가 환율 상승에 따른 피해를 입고 있다고 대답했다. 피해를 입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69.4%가 ‘수입단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를 꼽았다. 수출기업도 68.2%가 가격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 ‘원화 환산 수입액 증가로 인한 환차손 발생’을 우려한 기업도 48.6%에 달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세계 경기 불안으로 향후 미국이나 유럽시장 수요가 감소하고 글로벌기업 간 경쟁도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예전처럼 수출기업들이 원/달러 환율 상승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들 상당수가 수입단가 상승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 단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기업이 전체의 44.4%를 차지했고 10%미만으로 반영한다는 응답도 42.8%에 달했다. 또 기업들은 환율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까지 환율 불안이 계속될 것이란 응답이 56.9%로 가장 많았고 내년 상반기까지란 응답도 31.6%로 조사됐다. 손영기 대한상의 거시경제팀장은 “최근 환율 급등으로 수입단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많은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정부는 외환시장의 안정을 통한 환율안정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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