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도 세계은행(World Bank) 기업환경 평가(Doing Business)에서 우리나라가 8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6위에서 8단계나 수직 상승했다.
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도 주요 지표로 반영되는 만큼 올해 23위에서 내년에는 보다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20일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183개국 중에서 기업환경이 가장 좋은 국가는 싱가포르였다. 2~5위는 홍콩, 뉴질랜드, 미국, 덴마크 등이었다. 6~10위는 노르웨이, 영국, 한국,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등의 순이었다.
우리나라가 세계은행 기업환경 평가에서 10위권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2007년 30위를 기록한 후 4년 연속 순위가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6위,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중 3위, 동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1위), 홍콩(2위)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와 홍콩을 제외한다면 아시아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국가란 평가를 이끌어낸 것이다.
세계은행은 △창업 △건축관련 인허가 △전기연결 △재산권등록 △자금조달 △투자자보호 △세금납부 △국제교역 △채권회수 △퇴출 등 10가지를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순위 상승은 창업(60→24위), 세금납부(49→38위) 부문의 제도 개선에 주로 기인하는 것이다. 재택창업시스템 구축으로 온라인 원스톱 창업이 가능해져 창업 절차가 8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됐으며, 창업시간도 14일에서 일로 줄어들었다. 지방세목 통합과 4대 보험 통합징수를 통한 연간 납부회수도 14회에서 12회로 줄었고, 연간 소요시간도 250시간에서 225시간으로 감소했다.
올해부터 평가지표로 새로 포함된 전기연결 분야는 11위를 기록했으며, 퇴출 분야는 13위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재산권 등록(74→71위), 투자자보호(74→79위) 등은 여전히 70위 권대에 머무르는 등 여전히 취약했다. 재산권 등록은 복잡한 부동산 등기 절차, 취득세 부담 등 재산권 등록에 절차 및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이 반영됐다.
건축관련 인허가 순위도 타국의 제도개선 노력이 반영되며 22위에서 26위로 하락했다. 자금조달은 15위에서 8위로 7단계 상승했고, 국제교역은 8위에서 4위로 상승했다. 채권회수는 5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지난 4년간 기업환경 평가 순위가 22위 단계나 오른 것은 현 정부 들어 11차례에 걸친 기업환경 개선 대책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복환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규제 개혁을 통한 기업환경 개선은 재원 투입 없이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정부는 글로벌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기업 분야 규제개혁을 투트랙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일자리창출 효과가 높은 분야 등을 중심으로 기업에 대한 톱다운 방식의 전반적 규제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기업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맞춤형으로 해소하기 위한 현장 친화적·맞춤형 규제개혁을 통해 바텀업 방식의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다.
이번 순위 상승은 최근 4년간 순위가 지속 하락하고 있는 WEF 국가경쟁력 평가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WEF 국가경쟁력 평가는 설문과 더불어 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 항목 중 6가지를 주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