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11월1일 비씨카드를 자회사로 전격 편입시키고 모바일카드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이석채 KT 회장은 24일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KT는 비씨카드 인수를 통해 신용카드시장이 아닌 신용카드 서비스·인프라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KT는 자사의 정보통신기술(ICT)과 비씨카드의 가맹점 네트워크 역량을 결합해 신용카드 결제 과정에서 생기는 비용을 연간 9000억원 줄이고 중소상인과 소비자를 겨냥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선 플라스틱카드를 실물이 없는 모바일카드로 대체하고 클라우드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활용해 신용카드 발급·발송, 매출 처리, 카드단말기 구입 및 운영·비용을 줄여 '3無(Cardless, Boundless, Receiptless) 금융서비스'를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통해 국내 신용카드 산업에서 발생하는 8조7000억원의 비용 중 연간 9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간 국내 신용카드시장에서 소되는 비용은 △자금조달과 비용·대손채권 비용 7조원 △거래승인· 매출처리 1조원 △가맹점모집·관리 2000억원 △카드발급·배송비용 3000억원 △결제 단말기 구입비용 2000억원이다.
현재는 모바일카드의 국내 규격이 없어서 비자나 마스터가 개발한 규격을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비씨카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손잡고 2011년 중 국내 규격을 만들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종호 비씨카드 사장은 "국내 모바일카드 시장은 걸음마 단계"라며 "2011년 말이나2012 초 쯤본격적인 경쟁과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소상인들의 매출 증대를 위한 양사의 인프라 결합 방안도 내놨다.
KT는 올레캐치캐치, 올레톡과 같은 모바일 앱과 디지털 사이니지, IPTV 같은 지역밀착형광고 플랫폼, 중소규모 창업 및 경영 컨설팅 서비스인 '올레타운' 등을 비씨카드 중소가맹점 지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더불어 여러 건의 소액결제를 모아 일정 금액 이상이 되면 묶어 매출 처리하는 소액결제 수수료 효율화도 도입, 재래시장에서 신용카드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마케팅 솔루션도 제공한다.
KT 관계자는 "중소상인 매장 카드 이용이 활성화되면 현재 중대형 가맹점 위주로 진행되는 쿠폰, 포인트, 할인 등 신용카드 마케팅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반 고객들도 모바일카드, 모바일 지갑 등 다양한 지불 결제 수단을 선택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비씨카드는 KT의 ICT(정보통신기술) 노하우를 통해 모든 카드사와 금웅회사에게 비씨카드의 결제프로세싱을 시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프로세싱 사업자'로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남규택 KT 시너지경영실장은 "금융산업에는 전통적인 금융영역인 '금'과 이것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인프라와 프로세스 등을 제공하는 '융'이 있다고 본다"며 "우리는 '융'에 관심을 두고 IT와 금융의 컨버전스를 통해 금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첨단 개방형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개발하고, KT의 글로벌 통신사 제휴와 연계해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것이 KT가 지난 1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한·중·일 모바일 결제 서비스와의 연계다. KT가 중국의 차이나 모바일, 일본의 NTT도코모와 제휴한 근접무선통신(NFC) 기술 사업에 비씨카드가 참여한다.
이종호 비씨카드 사장은 "최고의 효율성을 제공하는 카드사의 프로세싱 파트너가 되면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글로벌 금융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KT와 비씨카드는 IT와 금융의 융합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중복투자 방지와 비용효율화를 통해 금융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