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편의점 등 소매점이 제약사들의 새로운 유통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 제약사들은 의약외품의 소매점판매로 적잖은 매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동안 약사들의 눈치를 봐오던 제약사들 중에서 소매점용 의약외품을 준비하고 소매점 공략에 나서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의약품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소매점이라는 매출 확대의 기회를 잡기 위한 제약사들의 노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동아제약에 따르면 약국외 판매용으로 지난달 8일 발매된 박카스F가 발매 이후 21일 동안 편의점 등에 290만병 공급돼 총 1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카스F가 발매되면서 약국용으로만 판매되는 박카스D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박카스D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375억원(1억100만병)이었지만 올해 3분기 매출은 448억원(1억2100만병)으로 20%정도 증가했다. 박카스를 소매점에 공급하면 약사들의 반발로 박카스D의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와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박카스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약국에서도 박카스를 찾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박카스 슈퍼마켓 판매와 약국 판매 이원화 정책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유통망이 생기면서 박카스 전체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며 "박카스 이원화 정책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양약품, 한독약품, 동화약품 등 약국과 소매점용 제품을 나눠 파는 이른바 '이원화' 전략을 도입한 회사들도 늘고 있다. 이들 제약사는 일반의약품이 있는 경우 의약외품을 새로 내놓거나, 반대로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경우 일반의약품을 내놓고 있다. 소매점 시장도 공략하고 약사들도 달래겠다는 의도다. 제약회사 한 관계자는 "전문의약품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매출 확대가 가능한 소매점 시장을 노릴 수밖에 없다"며 "이원화 전략은 약사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슈퍼마켓 판매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독약품은 최근 영유아용 정장제 '미야리산 엔젤'을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받고 출시했다. 이 회사는 미야리산 엔젤과 비슷한 '미야리산유정'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제품이 지난 7월 의약외품으로 전환됐다. 한독약품이 일반의약품을 새로 내놓은 것은 앞으로 '미야리산 엔젤'은 약국에, '미야리산유정'은 소매점에 따로 공급하기 위한 포석으로 평가된다. 한독약품 사례와 정반대로 의약외품을 새로 내놓는 경우도 있다. 일양약품은 일반의약품인 '원비디'와 유사한 의약외품 '원비디진액'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동화약품은 '위쿨액', '활원액', '까스활액' 등 액상소화제에 대해 의약외품 허가를 받았다. 이들 제품은 일반의약품인 '까스활명수큐'와 유사한 제품들이다. 앞으로 까스활명스큐는 약국에, 나머지 제품들은 소매점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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