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태양광 발전설비 생산공장의 일부를 잠정 폐쇄조치했다. 그동안 태양광산업의 성장을 주도해온 유럽국 정부들이 재정적자로 지원을 대폭 줄이면서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대응이다. 이 여파로 현대중공업의 태양광 관련 협력업체들까지 어려움을 겪게 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7일 "세계적인 태양광산업의 불황으로 올 여름 충북 음성의 태양광 발전설비공장 3곳의 가동률이 30% 아래로 떨어졌다"며 "이후 상황이 악화돼 제1공장을 잠정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일시적인 조치일 뿐 업황이 회복되면 (제1공장을) 재가동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음성을 그룹 태양광사업의 전초기지로 삼고 2007년 연산 30메가와트 규모의 제1공장을 준공했다. 이후 2009년 제2공장, 2010년 제3공장을 잇따라 세워 올해 생산규모를 3년 전에 비해 20배 증가한 600메가와트로 늘렸다. 동시에 내년 준공을 목표로 충북 오창에 국내 최대규모의 박막태양전지공장도 건설 중이다. 이런 공격적인 투자로 현대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폴리실리콘부터 태양전지, 모듈, 발전시스템까지 생산하는 태양광 일관생산체계를 갖췄다. 현대중공업이 태양광사업을 확대한 것은 세계 각국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의무비율할당제(RPS)를 시행하고 이와 연계한 보조금 지원정책을 펼쳐 장기적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그러나 태양광시장을 주도해온 유럽의 재정위기가 가시화되고 유럽 각국 정부가 태양광사업 지원을 축소하면서 올 상반기 70%를 웃돌던 현대중공업 태양광공장의 가동률은 하반기 들어 30% 아래로 급락했다. 현대중공업이 공장 일부를 잠정 폐쇄조치하자 음성에 자리잡은 태양광 관련 협력업체들도 사업 철수를 고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에 태양광모듈을 납품하는 한 협력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태양광사업 확대에 발맞춰 태양광모듈 생산설비를 증설했으나 공장을 전혀 가동하지 못해 손해가 크다"며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태양광사업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태양광 발전설비공장 증설에 따른 고용창출 및 인구유입을 기대하고 음성에서 활기를 띠던 원룸·오피스텔 건설공사현장도 한파를 맞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내년까지 태양광발전 생산규모를 연 1기가와트 규모로 늘릴 계획이었으나 업황이 악화돼 신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유럽 위주 시장에서 벗어나 미주, 아시아 등지로 시장을 다각화하고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분산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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