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의 싱크탱크는 올해보다 내년 경제상황이 더 어두울 것으로 내다보면서 재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포스코 경영연구소, 현대자동차 부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등 4대 기업 부설 연구소의 올해와 내년 경기 전망을 종합한 결과, 이들은 평균적으로 내년 전세계 성장률과 국내 성장률이 올해보다 0.2%포인트씩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전세계 성장률이 올해 3.8%에서 내년 3.5%로 떨어지고, 국내 성장률은 4.0%에서 3.6%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들의 재정긴축과 신흥국의 금융긴축이 전세계 성장률 하락의 근거로 제시했다. 재정위기에 빠진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재정지출을 줄이는 가운데 중국 등이 물가안정을 위해 돈줄을 죄면서 글로벌 경기가 모멘텀을 잃는다는 뜻이다. 국내의 경우 민간 부문의 자생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가운데 정부의 경기부양 여력도 소진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전세계 성장률이 올해 4.0%에서 3.7%로, 국내 성장률은 3.9%에서 3.6%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계 경제는 선진국 경기의 재침체 우려와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우려 등으로 둔화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국내 경제 역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기업들의 투자 지연, 수출 둔화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전세계 자동차시장 성장률이 올해 4.3%에서 내년 4.2%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 시장의 소비심리 악화와 자동차 금융시장 위축이 주된 근거다. 여기에 대지진을 겪은 일본 업체들의 조업이 정상화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수출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자동차산업연구소는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전세계 성장률이 올해 3.7%에서 내년 3.5%로, 국내 성장률이 올해 3.8%에서 3.6%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글로벌 수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내구재와 부품을 중심의 우리나라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전세계 성장률이 올해 3.0%에서 내년 2.8%로, 국내 성장률은 올해 3.9%에서 내년 3.8%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국내 철강 수요 증가율이 올해 9.3%에서 내년에는 2.9%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국내 철강 생산량 증가율은 올해 8.0%에서 내년 4.0%로 떨어지는데 그쳐 과잉공급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내년도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그룹들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기보다 내실을 다지면서 가자는 분위기다. 삼성그룹은 경쟁력이 높은 부문에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되 내부 효율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스탠스다. 다만 올해 30조원으로 추정되는 투자를 줄이지는 않고 늘리면서 계열사간 중복 투자 등을 조정하는 작업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에 공격적으로 판매량을 늘리기보다 기존의 공장을 풀가동하는 수준에서 목표치를 설정할 방침이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미국 시장의 회복세가 소폭 둔화되고 인도, 러시아, 브라질 신흥시장 성장세도 축소되는 반면 올해 부진했던 일본차의 대반격 등 공급자간 경쟁은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일부 대기업들은 투자를 미루고 원가를 줄이는 등 현금흐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둔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원가절감 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한편 투자시기 조정 등의 대처 방안들을 강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미리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자산매각 등의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계열사 합병 등 사업구조조정에도 나서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경기하강이 장기화되면서 내년 상반기에 이어 내년 하반기에 경기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D그룹의 한 임원은 "내부적으로 내년 상반기 경기보다 내년 하반기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한다는 보고가 올라왔다"며 "경기침체의 폭과 깊이가 생각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보고 이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까지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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