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1위업체인 농심은 곡물 및 농수축산물 등 주요 원료 가격과 제조 및 물류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라면류 제품 가격을 2008년 이후 4년만에 평균 6.2% 인상한다고 25일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가격인상은 국제 곡물가격 및 농수축산물 등 원재료비와 각종 부자재비용 및 에너지비용, 물류비용 등이 4년 가까이 원가부담요인으로 누적되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식음료업종의 주요 제품들 가격이 줄줄이 올랐지만 라면 가격은 '서민 경제의 최후 보루'라는 이유만으로 가격 인상이 쉽지 않았다. 이번 가격인상이 농심의 실적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 인상이 농심의 실적개선에 의미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며, 특히 순이익이 2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부증권 차재헌 애널리스트는 "이번 가격 인상으로 농심의 내년 연간 매출액은 당초 추정치 대비 2.3%(500억원) 늘어나는 반면, 연간 순이익은 당초 추정치 1280억원에서 1600억원으로 최대 25%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분(6.2%)에 비해 순이익이 더 높은 비율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은 이미 원재료 가격이 상당부분 올라 있던 상황을 농심이 그동안 감내하고 있었기 때문에, 매출 증가분이 고스란히 순이익으로 쌓일 수 있다는 분석때문이다. 농심이 이번 가격 인상을 계기로 업계 장악력을 한층 키워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농심은 신라면블랙 판매 중단 이후 경쟁사의 꼬꼬면이나 나가사키짬뽕의 득세에 밀려 업계 1위라는 자존심이 상당부분 꺾인 상태다. 그러나 농심은 자타가 인정하는 라면 업계 최고의 제품 개발력과 영업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가격 인상이 농심에게 다시 업계 지존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도약대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주 애널리스트는 "이번 가격인상을 계기로 농심은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공격적인 영업을 펼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며 "농심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내년에는 업계 1위로서의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선 무엇보다 장바구니 물가의 상징이었던 라면 가격이 오른 만큼,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라면 가격 인상이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주요 식음료 제품 가격이 잇따라 오른 후에 라면 가격이 마지막으로 올랐고, 설탕·밀가루와 달리 식음료의 원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파장이 작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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