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중동 위기로 국내 기름값이 20일째 오르면서 리터(ℓ)당 2000원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http://www.opinet.co.kr)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5분 현재 전국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973.62원으로 전날보다 0.27원 올랐다. 지난 5일 이후 20일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전국의 휘발유 평균값은 주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 첫째주(1992.40원)에 비해 불과 18.78원 낮은 수준이다.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지난주 평균값(1957.90원)보다 15.72원 올랐으며 기름값이 반등하기 시작한 1월 둘째주 평균값(1939.00원)보다 34.62원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가장 비싸다.
서울지역은 전날보다 리터당 0.10원 오른 2045.91원으로 2050원대에 육박했다.
휘발유가격이 이처럼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데에는 미국과 이란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기름값이 올라 국내 휘발유가격도 덩덜아 오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3일(현지시간) 개최된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의에서 EU회원국들이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에 최종 합의해 설 연휴가 끝난 후 국내 휘발유가 또다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주유소 판매가격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정유사의 공급가격은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셋째주 정유사의 평균 공급가격은 리터당 25.5원 오른 953.7원으로 1월 둘째주에 이어 2주 연속 큰 폭 으로 상승했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에 2주일 가량 선행하는 국제휘발유 가격도 오름세다. 1월 셋째주 싱가포르 국제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20.43달러로 전주(120.17달러)보다 0.26달러 올랐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란이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에 최종 합의하는 등 국제유가가 급등할 여지가 있다"며 "이에 따라 설 이후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