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사진)이 22일 30여명의 삼성 사장단에게 '2주간 휴가가기 운동'을 적극 권장했다.
이 사장이 관광공사 사장이라는 입장에서 '휴식이 있어야 관광수입이 늘어나는' 측면이 있어서 이같은 주장을 한 점도 있지만 34년간 한국에서 살아온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의 문제점을 지적한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이 사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에서 열린 '사장단협의회' 강연에서 "한국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답답한 나라"라며 "문제가 있지만 이를 고치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원인은 휴식 부족에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교육의 문제점을 예로 들며 "34년간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 교육시스템이 좋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거의 못봤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휴가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사장은 "한국인들의 평균 휴가일은 이틀 정도"라며 "휴가가 없으니 여유가 없고, 여유가 없으니 해법을 찾을 수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인들이 전세계 그 어느 나라의 국민들보다 바빠 사회가 역동적이지만, 역설적으로 한발짝 물러나서 문제를 볼 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 답을 찾지 못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 사장은 이런 이유로 '2주 휴가가기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며 2주 정도의 여유를 가지면 자신의 생활에서 한 발짝 벗어나 문제를 직시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관광산업이 고부가, 첨단산업이면서 고용없는 성장시대의 대안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광산업의 경우 1조원 투자하면 고용이 3000명 정도 늘어난다며, 다른 산업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호텔 객실 1개를 만드는데 2억원 정도의 투자비용이 들고, 연간 1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1만개의 객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외국인 1인당 국내 관광비용으로 매년 1200달러 정도를 사용하는데 100만명이 연간 12억달러(약 1조 3500억원)를 사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뿐더러 객실당 1.2명의 고용효과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사장들의 눈치를 보느라 휴가를 못가는 임직원들이 없게 하기 위해 삼성은 인사팀에서 각 사장들의 휴가 계획을 받아 사장들이 솔선수범해 미리 휴가를 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