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우리 기업의 대(對)EU 수출을 크게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의 국제무역원구원이 12일 발표한 '한·EU FTA 수출 확대 효과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EU FTA 발효 후 5개월간 관세가 인하된 품목의 수출이 그 전보다 14.8% 증가했다.
연구원은 "유럽의 시장이 재정위기 등으로 전반적인 침체인 것을 고려할 때 (수출 증가는) 한·EU FTA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한·EU FTA가 발효된 이후 5개월 동안의 자료를 살펴보면 관세인하가 생긴 품목군과 그렇지 않은 품목군의 차이는 뚜렷했다.
FTA 발효 이후 5개월간 EU의 한국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지만 FTA로 관세인하 효과가 있는 품목군의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14.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EU의 대(對)세계 수입 증가율 7.9%는 물론 대(對)중국(0.5%), 대(對)일본(2.6%), 대(對)대만(-4.5%)으로부터의 수입 증가율을 큰 폭으로 앞지른 것이다.
실제 FTA 발효와 동시에 관세가 철폐된 자동차부품의 경우 수출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070% 급증했으며, 제트유 등 석유제품(1106.3%), 금속 절삭가공기계(861.8%), 정밀 화학제품(627.3%), 합성수지(547.5%) 등도 모두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한·EU FTA가 발효 이후 EU의 대(對)한국 투자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2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던 EU의 대(對)한국 투자는 하반기 29억8000만달러로 확대됐다. 투자 1건당 규모도 800만달러에서 1300만달러로 증가했다.
명진호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EU FTA가 우려와 달리 관세 인하를 통한 수출 확대와 투자 유치 증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용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한·미 FTA에 대해 불필요한 논쟁 보다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