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하성민), LG유플러스(대표 이상철)에 이은 롱텀에볼루션(LTE) 3위 사업자 KT가 단말기 종류가 부실해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으며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특히 전국망은 커녕 서울·수도권 서비스 가능지역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 상황이라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죽을 쑨 LG유플러스처럼 '3위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완벽한 3G가 아닌 2G에 기반을 둔 '리비전A'라는 2.9세대 망으로 3G 사업자와 버거운 싸움을 벌였지만 사용자와 단말기 제조사 모두에게 외면을 받으며 업계 3위라는 깊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특히 KT는 2세대(2G) 이동통신 종료 분쟁, 삼성전자와의 스마트 TV 대란 선전포고, 노사 분쟁, 잦은 법정공방 등 통신업계의 대표적 '트러블 메이커'로 낙인찍혀 기업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하며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다. KT가 판매중인 LTE 단말기 수는 경쟁사의 절반도 안 되는 4종에 불과하다. 2일 현재 KT에서 구입 가능한 LTE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갤럭시S2 HD', LG전자 '옵티머스 LTE 태그', 팬택 '베가 LTE M' 등 4종류에 불과하다. 심지어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전략 모델 옵티머스 뷰도 없다. 6가지 LTE 스마트폰을 보유한 LG유플러스보다 적으며 9종류 중 선택 가능한 SK텔레콤과 비교해도 선택폭은 절반도 안 된다. KT 관계자는 "현재 LTE 단말기 수급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이 같은 차별을 인지하지 못할 리 만무하다. 과거 LG유플러스도 경쟁사와 다른 통신방식 탓에 단말기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직장인 강태선(29)씨는 "아이폰3GS 약정이 끝나 옵티머스 뷰로 바꿀 생각인데 KT에서는 팔지 않아 전국망도 있고 단말기 종류도 다양한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중 한 곳으로 갈아탈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부실한 단말기 종류 △경쟁사보다 비싼 요금 △전국망 미구축 등 단점을 지닌 KT의 LTE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서울소재의 휴대폰 대리점 대표 남선영(34)씨는 "다양한 단말기 중 고르고 싶으면 SK텔레콤으로 가면 되며 같은 가격이면 기본 데이터를 더 많이 주는 LG유플러스로 가면 된다"며 "전국 어디서나 LTE를 쓰고 싶다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중 아무 곳이나 가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KT는 LTE 가입자가 적기 때문에 제조사에게 더 다양한 LTE 단말기를 요구하지 못하고 단말기가 없으니 사용자들은 선택을 꺼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말기 제조사가 KT에 LTE 단말기 납품을 꺼리는 또 다른 이유는 주파수 특성이다. KT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800메가헤르츠(MHz) 주파수 대역에서 LTE를 서비스하는 것과 달리 1.8기가헤르츠(GHz) 대역에서 LTE를 제공한다. 음성 서비스는 기존 3G망인 2.1GHz를 이용한다. 근접 주파수를 동시용으로 인한 간섭을 줄이기 위해 KT용 LTE 단말기는 제조 과정에서 미세 조정과정을 거치고 추가 테스트를 해야 한다. A제조사 관계자는 "KT가 다른 이동통신사 만큼 LTE 가입자를 유치한다면 추가 작업을 감수하더라도 단말기를 공급하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KT를 배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말 통신업계가 집계한 사업자 별 LTE 가입자 수는 SK텔레콤이 170만명이 넘어 1위 자리를 유지했고 LG유플러스가 145만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KT는 부끄러운 LTE 가입자 수 성적표를 숨겼다. 관련업계 예상치는 50만도 채 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모든 업체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시작이 늦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며 "KT는 3G에서 고전했던 LG유플러스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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