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43)는 요즘 재테크 때문에 고민이 많다. 맞벌이를 하는 아내와 올 초 적지 않은 성과급을 나란히 받아 여윳돈이 생겼지만 돈을 굴릴 데가 마땅치 않아서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1년제 기준)는 겨우 3% 후반대다. 그렇다고 주식이나 펀드에 넣자니 이미 2000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대가 부담스럽다. 고수익에 따르는 리스크를 감내할 용기도 없다. 저축은행을 기웃거려 보지만 금리가 높다는 건 옛말이다. 조만간 또 문을 닫는 저축은행이 나올 것이란 얘기에 마음을 아예 접고 특판이나 이벤트성으로 4%가 넘는 금리를 준다는 은행 정기예금에 여윳돈을 넣어두기로 했다. 김씨는 "주변에 나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며 "일반 정기예금 금리가 턱없이 낮은 요즘 같아선 리스크가 큰 주식 관련 재테크보다는 이자를 한 푼이라도 더 주는 안전한 예금 상품을 고르는 게 낫다"고 말했다. 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별은행들이 내놓고 있는 우대금리 수신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외환은행이 지난 달 선보인 '고객감사 새출발 예금'은 지난 6일 현재 가입금액이 9757억원에 달한다. 판매한지 17영업일 만에 1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몰린 셈이다. 이 상품은 개인이나 개인사업자 임의단체(법인 제외)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최저 가입금액은 100만원 이상이다. 지난 6일 현재 금리는 1년제가 4.25%, 2년제와 3년제는 각각 4.38%, 4.47%로 일반 정기예금에 비해 0.30%포인트 이상 금리가 높다. 신한은행이 지난 달 11일 선보인 '미션플러스 특판 적금'(1년제 연 4.3%)도 불과 13영업일 만에 판매한도를 모두 소진해 조기 마감됐다. 애초 이달 8일까지 1만좌를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 매력을 느낀 고객들이 몰려 2주 이상 앞당겨 판매가 마감된 것이다. 올해로 창립 50돌을 맞는 수협은행이 지난 2일부터 팔고 있는 '황금여의주 정기예금'도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판매 첫 날에만 127억원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수협 관계자는 "1억원 이상 가입하면 4.1%의 확정금리에 가입금액에 따라 순금을 경품으로 줘 이자를 더 받는 효과가 있다"며 "고금리에 목마른 고객들이 많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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