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52) 다트머스대 총장이 16일(현지시간) 제12대 세계은행(WB) 총재로 선임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김 총장은 이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5년간 세계은행 총재로 재직하게 된다. 세계은행 이사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세계은행 총재 후보들이 세계은행 총재의 역할과 앞으로 세계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토론에 깊이를 더했다”며 “차기 총재는 이런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선임됐다”고 밝혔다. 역대 세계은행 총재 11명은 모두 미국 은행가·외교관 출신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에서 태어난, 비경제전문가인 김 총장의 총재 선임은 파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김 총장은 “증거에 기초한 학문인 의학과 사회과학 훈련을 바탕으로, 열린 마음으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 총장은 5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가 아이오와주에서 자랐고, 브라운대를 졸업한 후 하버드대에서 의학과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 중남미 등 저개발국의 결핵 및 에이즈 퇴치 활동을 벌였고.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국장, 하버드 의대 국제보건·사회의학과장을 역임했다. 2009년 다트머스대 제17대 총장으로 선출돼 '아이비리그'의 첫 한국계 총장이 됐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에 430억달러의 신규 차관을 공여하는 등 2580억달러의 자금을 운영하고 있고, 세계 각국에 90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워싱턴에 있는 경제정책연구센터의 마크 웨이스브롯 공동대표는 “김용 차기 총재와 그의 전임자들을 비교할 수 없다. 전임자들은 정치적 내부자들이었다. 그들은 평생 부자가 되거나 정치 권력을 얻기 위해 살아 온 사람들이다. 그러나 김 총장은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그의 시간을 바쳤다”고 평가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김 차기 총재가 세계은행에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며 축하했다. 오는 6월말 퇴임하는 로버트 졸릭 현 세계은행 총재는 “그의 과학적 태도는 세계은행이 경제발전을 위해 애쓰는 나라들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조직을 현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개발기구인 옥스팜은 “김 총장은 진정한 ‘개발 영웅’으로 그의 선임은 탁월한 선택이다”면서도 “그는 공정한 경쟁을 거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가 적임자인지에 대해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차기 총재직을 두고 마지막까지 김 총장과 경쟁했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은 세계은행 이사회의 최종 결정에 앞서 “세계 은행 총재 선임은 후보의 자질이 아닌 정치적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지지하는 사람이 새 총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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