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대형마트가 22일 첫 의무휴업에 들어갔지만 고객들의 발걸음은 정작 전통시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첫 번째 의무휴업 시행을 모르고 대형마트까지 왔다가 발길을 돌린 시민들은 전통시장이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자구책을 꾸준히 마련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일부 시민들의 경우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일요일에 시행되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피해 미리 대형마트를 찾는 신 쇼핑 풍속도를 보였다.
22일 오전 11시께 광주시 광산구 한 대형마트 앞에서 만난 주부 박모(51ㆍ여)씨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오늘부터 적용되는 줄 몰랐다"며 "내일 (대형마트에) 와야 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박씨와 함께 장을 보러온 이웃 전모(44ㆍ여)씨 역시 "전통시장과 달리 대형마트는 주차를 하기나 장을 보기도 편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며 "고객들이 전통시장을 찾게 하려면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함께 전통시장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피해 일요일이 아닌 토요일에 장을 보는 시민들도 늘어난 분위기였다. 대형마트의 접근성과 할인혜택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21일 밤 뉴스1 기자가 찾은 광주시 서구 한 대형마트 주차장은 주차공간이 없을 정도로 차들이 빼곡이 들어찼고, 매장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장을 보러 온 시민들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식료품과 생활용품 등 30만원 이상의 물품을 구매한 회사원 최모(33)씨는 "보통 일요일 저녁에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다"며 "내일(22일)은 의무휴업으로 문을 열지 않는다고해 하루 먼저 쇼핑을 하러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형마트를 찾은 또 다른 시민 김모(29)씨도 "전통시장을 가려고 해도 멀고 주차하기도 힘든 데다가 별다른 혜택도 없어 마트로 왔다"고 말했다.
'토요일 쇼핑족'의 증가 조짐은 대형마트 점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대형마트에서 냉동식품을 판매하는 점원 이모(36ㆍ여)씨는 "매주 토요일 밤에는 원래 고객들로 붐비지만 오늘은 유독 많은 것 같다"며 "아마도 내일 마트 문을 닫으니까 미리 물건을 구매하러 온 고객들이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마트 관계자는 "평소 토요일보다 매출이 20~30%가량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ㆍ전남 등 전국의 대형마트 114곳은 22일을 시작으로 매주 둘째 주와 넷째 주 일요일 의무휴업에 돌입했다. 이들 대형마트는 평일과 주말에도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이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