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량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했다.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의 침체와 기저효과 등에 따른 것이다. 또 현지 생산이 시장의 수요에 못 미치는 점도 한 몫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기아차는 총 10만9814대를 판매해 3월보다 1%가량 늘었다. 3월까지 두 자릿수의 판매 증가율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6만2264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6만1754대)보다 0.8% 늘었다. 현대차는 1월 14.7%, 2월 17.5%, 3월 12.7%의 판매 증가율을 보이다 지난달 1% 미만으로 급감했다. 차종별로는 주력 차종 중 하나인 아반떼가 크게 줄었다. 지난달 아반떼는 1만5393대로 지난해보다 25.1% 줄었다. 쏘나타 역시 지난해보다 5.6% 감소한 2만521대를 팔았다. 이 밖에 싼타페는 6318대, 엑센트 6160대, 투싼 3909대가 팔렸다. 기아차 역시 현대차 만큼 판매 증가율이 하락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총 4만7550대를 판매해 지난해 4월(4만7074대)보다 1% 늘어나는데 그쳤다. 기아차는 1월 27.8%, 2월 37.2%, 3월 30.1% 등의 놀라운 판매 증가율을 보이며 미국 시장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4월은 1%로 급락했다. 차종별로는 K5(현지명: 옵티마)가 1만1021대, 쏘울 1만716대, 쏘렌토 9610대가 판매됐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 5.3%, 기아차 4.0%로 총 9.3%를 기록, 3월(9.05%)보다 0.25%p 상승했다. 박상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숫자로 보면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판매 증가율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미국 시장 전체가 판매 증가율이 둔화됐다. 도요타를 제외하고 GM과 포드 등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그렇다면 올해 1분기 두 자릿수의 판매 증가율에 대해서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대기수요와 최근 미국의 기름값이 갤런당 4달러에 육박하는 등 고유가라서 가격대비 연비가 우수한 현대기아차가 많이 팔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는 미국 시장의 수요에 생산이 못 미침에 따라 조지아주의 앨라바마 공장을 2교대에서 3교대로 전환했다. 근무형태 변경으로 연간 생산량은 2만대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앨라바마 공장은 지난 한 해 동안 33만8127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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