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수준만큼만 부패가 줄어든다면 4% 내외의 잠재성장률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패수준이 악화세로 돌아서면서 추가적인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발표한 '부패와 경제성장 : 부패만 해소돼도 잠재성장률 수준 회복' 보고서에서 1995년부터 2010년까지 OECD 국가들의 부패와 1인당 명목 GDP(국내총생산)와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는 부패로 인한 성장 손실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부패는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물질적, 사회적 이득을 취하는 것으로 특히 공공투자와 관련되면 정책결정 과정을 왜곡시키거나 민간의 투자활력을 저하시키는 암초로 작용,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게 연구원측의 설명이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부패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9년 3.8에서 2008년 5.6까지 상승하면서 부패수준이 개선됐다. 부패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부패하고 10에 가까울수록 청렴한 수준을 나타낸다. 그러나 지난해 부패지수가 5.4로 다시 하락하면서 개선세가 꺾였다. OECD 국가들의 지난해 평균 부패지수는 6.9점으로 우리나라보다 1.5점이 높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패인식·경험조사에서도 국민과 전문가가 느끼는 국내 부패인식 점수가 지난해 각각 3.06, 3.84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민이 체감하는 부패인식 점수는 3.06점으로 전년보다 0.6점이나 하락했다. 보고서는 부패지수가 0.1점(1%) 상승하면 1인당 명목 GDP가 약 0.029%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가 OECD 수준만큼 청렴해지면 연평균 1인당 명목 GDP(국내총생산)이 138.5달러, 성장률이 0.65%포인트 상승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 현재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OECD 평균 부패지수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선 부패지수가 23% 개선돼야 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