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와 삼성카메라가 세계적 경쟁업체를 제치고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해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일부터 23일까지 3주간 유럽과 일본 등지를 돌아본 직후 30일 계열사에 내린 주문이다. 이건희 회장은 미국 애플 아이폰과 경쟁관계에 있는 삼성 스마트폰과 최근 스마트 카메라를 통해 일본 등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삼성카메라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업체로 만들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건희 회장이 유럽 순방후 휴대전화와 카메라 사업부문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유럽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했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들이 제품 완성도가 높고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에 눈길을 돌릴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이 회장에게 경쟁업체를 어떻게 이길 수 있는 지에 대한 방안을 주로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제품 경쟁력 강화방안 지시에 따라 삼성전자와 애플이 현재 펼치고 있는 치열한 경쟁이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글로벌시장에서 스마트폰을 2810만대를 판매해 사상 처음으로 애플(1710만대)을 제치고 판매량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4분기에는 애플의 아이폰4S가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자 사망에 따른 '후광 효과'를 누리면서 3700만대가 팔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3650만대)을 앞질렀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4440만대로 애플 판매량(3510만대)을 약 1000만대 앞지르며 글로벌 1위자리를 되찾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부문에서 애플 아이폰을 제치고 세계 1위자리에 올랐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며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시장이 경기침체로 소비가 부진한 데다 애플이 아이폰5를 내놓는 등 끊임없는 경쟁구도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스마트폰과 함께 카메라 사업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새로운 캐시카우(수익 창출원)으로 거론한 업종이다. 삼성전자는 캐논, 올림푸스 등 일본 카메라 전문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첨단기능을 강화한 스마트 카메라로 일본업체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전세계 카메라 시장은 캐논이 시장점유율 20.2%로 1위를 차지했으며 니콘(17.1%), 소니(17.0%), 삼성전자(11.0%) 순으로 세계 시장에 일본업체 입김이 거센 분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지털카메라 등 전세계 카메라 시장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338억달러(약 40조원) 규모에 달하는 거대시장"이라며 "그러나 스마트폰에 카메라 기능이 기본적으로 탑재되면서 최근 성장이 주춤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최근 미러리스(mirrorless)카메라와 스마트카메라로 시장 점유율과 매출 확대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기존 DSLR(디지털일안반사식)카메라에서 미러와 펜타프리즘(빛을 90°로 굴절 시킴)을 제외했지만 DSLR카메라 장점인 고화질, 빠른 촬영 속도, 수동 조작 등의 장점을 결함한 '하이브리드' 카메라다. 휴대가 편하게 부피와 무게를 줄이고도 고품질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고성능 사양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카메라 사업은 미러리스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카메라에 통신기능을 탑재해 소셜네트워크가 가능한 제품도 내놔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 카메라업체들은 삼성전자가 카메라 시장에서 공격경영을 펼치고 있는 것에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일본 업체간 카메라 기술 격차가 점차 줄어들면서 삼성이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제품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면서 그동안 거의 언급하지 않았던 카메라 사업에 관심을 둔 것은 향후 카메라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공격경영이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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