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수입 위스키의 소비자가격이 수입가격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에서 판매되는 유럽산 수입 위스키 가격은 해외보다 평균 36% 비쌌다.
이에 따라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체결한 FTA(자유무역협정)이 지난해 6월 발효됐지만 유럽산 제품가격이 떨어지는 이른바 'FTA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1분기 유럽산 수입 위스키 수입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41% 상승했다.
녹색소비자연대(이하 녹소연)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시중에 유통되는 유럽산 수입 위스키 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녹소연에 따르면 유럽산 수입 위스키 15종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수입가격보다 5.1배 높았다.
수입업체는 100㎖당 평균 2664원에 위스키를 수입해 유통업체에 8376원에 판매하고 유통업체는 이를 소비자에게 1만3501원에 판매했다.
이에 따라 수입업체와 유통업체가 거둔 유통수입은 소비자가격(1만3501원)에서 수입가격(2664원)을 뺀 1만837원으로 조사됐다.
유통수입을 100으로 보았을 때 수입업체와 유통업체가 각각 52.71, 47.29씩 배분해 수입업체 이익이 유통업체보다 많았다.
김재철 녹색소비자법률센터 운영위원장은 "유럽산 수입 위스키의 소비자가격이 수입가격의 5.1배에 달하는 것은 전기다리미(2.3배)와 프라이팬(2.9배) 의 가격 차이보다 월등히 높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유통수입은 물류비용, 판매관리비, 인건비, 매장비 등 각종 비용을 포함한 금액으로 수입·유통업체의 순이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관세, 주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 수입 위스키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은 이미 수입가격에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소비자가격과 수입가격 차이가 5.1배에 이른다는 것은 세금과 각종 비용을 고려해도 가격이 비싼 편"이라며 "이는 유통구조에서 수입업체와 유통업체가 유통단계에서 가격을 높게 책정해 막대한 이윤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유럽산 수입 위스키는 국내 수입업체가 제품을 독점 수입한 후 주류도매상을 거쳐 소매업자나 음식점 등에서 소비자에 판매된다.
대표적인 수입업체로는 △디아지오코리아(윈저, 조니워커, 딤플)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발렌타인, 시바스리갈)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글렌피딕, 발베니) △에드링턴코리아(맥켈란, 커티 삭) 등이다.
또한 한-EU FTA로 유럽산 수입 위스키 관세가 20%에서 15%로 하락했지만 올해 1분기 평균 수입가격은 지난 1분기보다 1.41% 올랐다.
녹소연은 "관세인하 효과가 없었던 이유는 유럽 현지의 위스키 원액 가격이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격 상승률이 수입가격 평균 상승률보다 컸던 제품은 △조니워커골드(4.61%) △윈저 12년(4.00%) △J&B JET 12년(2.98%) △킹덤위스키 12년(2.19%) 등이다.
이에 비해 △발렌타인 17년(-9.65%) △발렌타인 12년(-8.07%) △임페리얼 12년(-6.19%) △조니워커블랙(-0.37%) 등은 소비자가격이 내렸다.
또한 유럽산 수입 위스키가 가장 저렴한 곳은 대형마트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유럽산 수입 위스키는 100㎖당 가격이 1만3772원으로 백화점(1만5130원), 주류전문점(1만4555원)보다 저렴했다.
우리나라와 해외에서 동시 판매되는 유럽산 수입 위스키를 비교하면 국내 가격을 100으로 할 때 영국 68.59, 미국 73.19, 일본 78.75로 국내 소비자가격이 평균 36% 비쌌다.
다만 이는 각국의 세금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소비자가격만 비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