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춤하던 은행권 가계대출이 2분기부터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외환·하나·NH농협은행등 4개 은행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국민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102조29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조711억원 늘었다. 지난 1분기 국민은행의 가계대출은 1조5087억원 줄어 은행 중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그러나 4월 3575억원 증가로 돌아선 후 두 달 사이 1조원 넘게 대출이 불어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6282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주택 실수요 대출보다는 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1분기 마이너스(-4194억 원)였던 외환은행의 가계대출도 4월과 5월두달간 8040억원이나 증가했다. 하나금융그룹 편입 이후 우량고객 확대를 위해 이자가 싼 주택담보대출 특판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2분기 들어 4, 5월 두 달 동안 외환은행 주택담보대출은 6225억원 늘었다. 덩달아 지난 달 말 기준 외환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올 들어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하나은행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달 말 현재 하나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51조2173억원으로 1분기와 비교해 7623억원 증가했다. 1분기 4769억원 순감소에서 대폭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하나은행 역시 주택담보대출 증가가 원인이다. 지난 3월 금융지주 체제로 새 출발한 농협도 마찬가지다. 4월과 5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5398억 원. 신용대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은 5630억 원이나 불어났다. 이처럼 은행권이 마구잡이식 대출 경쟁에 나서면서 1분기 감소세였던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은 증가세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내놓은 '5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455조8279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2154억원 증가했다. 지난 4월(1조3419억 원)보다 증가폭이 더 확대된 것으로 지난해 10월(3조2000억원) 이후 7개월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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