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금융생태계를 위해서는 신용카드의 사용을 줄이고 현금 또는 직불형 카드의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15일 발간한 'BOK 경제리뷰'에서 김정규 금융결제국 결제연구팀 차장은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의 평가 및 개선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차장은 "신용카드의 소비자 혜택이 가맹점의 부담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신용카드는 고객 신용평가, 사고발생 비용 등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이 직불형 카드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사는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부가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반면, 가맹점에 대해서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한다. 더욱이 가맹점의 경우 다양한 카드사의 모든 카드를 수용해야 할 뿐 아니라 수수료가 많이 붙는 신용카드와 다른 지급수단의 가격을 차별할 수 없기 때문에 높은 수수료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지난해 5개 전업카드사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카드 회원은 신용카드사용으로 1조9000억원의 부가서비스와 8000억원의 소득공제 환급액 등으로 연회비인 3400억원 대비 12.4배 정도의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김 차장은 "현재 신용카드시장은 소비자들의 카드 혜택의 비용을 가맹점이 부담하는 구조"라며 "높은 카드 수수료로 가맹점 수익성이 낮아지면 물건의 판매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등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비자의 경우에도 당장 결제금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용카드의 특징 때문에 과소비나 '카드 돌려막기' 등의 부정적 소비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신용카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김 차장은 △가맹점이 지급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거나 △직불형 카드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 추가 확대, △직불형 카드 24시간 영업체계 구축, △가맹점 수수료율의 추가 인하 등의 방안을 제기했다. 특히 가맹점의 지급수단 선택에 대해서는 판매점에서 신용카드 사용자에게 일정수수료를 부과하거나 신용카드 이외의 지급수단에 대해 판매가격을 할인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주장했다. 한편 'BOK 경제리뷰'는 경제현상과 관련된 이론이나 정책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한국은행에서 발간하는 부정기 간행물로, 지난 4월 창간 이후 두 번째 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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