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에 살고 있는 김모씨는 공사판에서 하루하루 번 돈을 아무도 모르게 몇년간 마당 속 항아리에 보관해왔다.
올초 급전이 필요해 항아리 두껑을 열어본 김씨는 깜짝 놀랐다.
지폐에서 냄새가 나고 색까지 바래 사용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른 것이다.
3000여만원 어치의 지폐다발을 부리나케 한국은행으로 가져간 김씨는 새 돈으로 교환한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남의 윤모씨 역시 최근 시커멓게 탄 지폐 540만원 뭉치를 들고 한국은행을 찾았다.
모친이 자식들로부터 받은 용돈을 침대 밑에 보관하던 중 전기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2/3 가량이 타버렸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불에 타거나 훼손돼 교환한 손상화폐가 5억원 어치가 넘는것으로 집계됐다.
동전도 3억8300만원에 달했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상반기 중 손상화폐 교환 및 폐기 규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한국은행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된 지폐는 5억1600만원이다.
지난해 하반기 손상은행권 규모인 4억8300만원 보다 6.9% 늘어난 수치다.
교환건수는 2376건으로 1.5% 증가했다.
평균 교환금액은 21만7000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5.3%(1만1000원) 증가했다.
손상은행권이란 일부 또는 전부가 불에 탔거나 오염, 훼손 기타 이유로 심하게 손상된 지폐를 뜻한다.
한은에 따르면 교환을 요청받은 화폐 5만1000장 가운데 86%인 4만4000여장은 액면금액대로 지급이 됐다.
하지만 7000장(13.8%)은 반액 교환됐고 89장(0.2%)는 무효 처리됐다.
현재 한은은 일부 또는 전부가 훼손된 은행권은 남아 있는 면적이 원래 크기의 3/4 이상일 경우 액면금액 전액을, 3/4 미만∼2/5 이상이면 반액을 교환해 준다.
2/5 미만이면 바꿔주지 않는다.
금액별로는 1만원권이 2억8700만원(55.6%)으로 많았고, 5만원권은 2억900만원(40.4%), 1000원권은 1300만원(2.6%), 5000원권 700만원(1.4%) 순이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보다 5만원권만 교환금액이 25.5% 늘었고, 나머지는 감소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고액권인 5만원권의 경우 집에 보관해 두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폐가 손상된 원인으로는 습기 및 장판 밑 눌림 등에 의한 부패가 2억5100만원(48.5%)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이 화재로 인한 훼손으로 교환액은 2억300만원 (39.2%) 수준이었다.
이 밖에 칼질 등으로 잘려나간 지폐가 1500만원(2.9%), 세탁에 의한 탈색과 기름·화학약품 등에 의한 오염이 각각 800만원 어치였다.
한편 지난 상반기 변형되거나 찌그러진 동전의 교환규모는 3억8300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1%(400만원) 증가했다.
100원짜리는 1억9800만원(51.7%), 500원은 1억4500만원(37.7%), 50원 2900만원(7.6%), 10원 1200만원(3.0%) 순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권이 훼손될 경우 개인재산의 손실은 물론 화폐 제조비가 늘어나는 요인이 된다"며 "거액의 현금은 금융기관에 보관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