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한국차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적용을 유럽연합(EU)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되자 정부와 업계의 행보가 바빠졌다.
아르노 몽토부르 프랑스 산업장관은 25일(현지시간)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한국 자동차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프랑스가 한국의 자동차 회사들과 불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FTA에 따라 세이프가드를 적용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활동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아직 프랑스의 요청사항이 구체화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프랑스의 움직임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프랑스의 이번 세이프가드 요청 배경에는 '보여주기식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 내에서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에 대한 압력을 가하는 동시에 자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한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프랑스의 (세이프가드) 요청이 진짜 실현 여부를 두고봐야 한다"면서 "최근 푸조시트로엥이 8000명을 감원키로 하는 등 자국 자동차 업계가 좋지 않다. 자국민에게 뭔가를 보여주기 위한 것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EU가 최근 일본과의 FTA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럴 경우 일본차까지 들어오면 유럽의 자동차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FTA로 국산차 업계가 얻은 혜택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 현대차의 유럽 물량은 현지에서 90% 생산되고 있어 FTA에 따른 관세 인하 혜택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프랑스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1만4460대를 팔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5%의 성장세를 기록했고 기아차 역시 판매량이 23.4% 증가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가)국내에서 수출하는 물량은 전체의 10% 정도로 (FTA로) 얻은 혜택은 크지 않다"며 "(프랑스의 세이프가드 요청이) 자국의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