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30)는 현재 연 매출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관련 중견기업에서 2년 째 근무 중이다. 3000만원 중반의 적지않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동종업계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과 비교하면 한참 적은 액수다. 그래서 A씨는 이직은 위해서 토익학원을 다니는 등 '스펙쌓기'에 집중하고 있다. # 디스플레이 장비 관련 중견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B씨(52)는 핵심인재 '유치'보다 '유지'가 더 어렵다고 토로한다. 석·박사 급 우수 인재 중 50% 넘는 인력이 입사 후 1~2년안에 대기업으로 스카웃되거나 이직하는게 '부지기수'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견기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우수인력' 확보다. 올해 중견기업연합회에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견기업의 성장에 따른 애로요인 1위가 전문인력 확보(38.1%)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핵심인력의 장기 근무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제도와 대외 인지도 확보 방안 등을 마련했다. 지식경제부(장관 홍석우)는 9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30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중견기업 육성방안을 담은 '중견기업 3000 플러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윤상직 지경부 제1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중견기업의 가장 큰 애로요인은 인재확보 및 관리"라며 "이를 위해 중견기업의 인식개선, 근무여건 개선 및 장기재직 지원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경부는 핵심 기술개발 인력의 장기근속을 지원하고 사기를 높이기 위한 '장기 재직자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중견기업 재직자들이 입사 1년 이내에 62.7%가 이직하지만 5년차 이상이 되면 이직률이 6.1%로 급감한다는 자료를 바탕으로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기술개발 인력과 기업이 5년 이상 근로를 조건으로 재직자와 기업이 동일 금액을 '1:1 매칭으로 적립'해 목돈을 지원하는 금융상품이다. 예를 들어 재직자가 이 프로그램에 매월 50만원 씩 적립할 경우 5년 후에는 6000만원의 적립금이 생기게 된다. 여기에 이자와 더불어 정부에서 지원하는 장려금까지 더해지면 총 7000만원 수준의 목돈 마련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장기 재직자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핵심인력들을 '차세대 리딩 엔지니어'로 지정하고, 추가적인 장기재직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경부의 R&D 예산지원도 오는 2015년까지 3000억원으로 증편할 방침이다. 정부는 중견기업의 근무환경, 복지후생 등의 정보를 취업 예정자에게 알리고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한다. 금융기관, 언론사,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보유한 우수 중견기업에 대한 정보를 상호 공유하는 '우수 중견기업 정보공유 네트워크'가 운영된다. 또한 중견기업 취업정보를 앱, 팸플릿 등을 통해 청년층에게 제공하는 '중견기업 알리미' 사업도 추진된다. 정부는 기업의 현장교육을 지원하는 현장체험형 취업연계 프로그램(브리지스쿨)을 현재 인천에서 부산, 광주 등 5개소로 확대한다. 또한 기업이 자체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발굴·활용해 교육생들이 중견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취업으로 연계될 수 있게 유도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외부인재의 적극적인 활용을 위해 대기업 퇴직엔지니어, 퇴직연구원 등으로 '중견기업기술지원 멘토단'을 구하고 중견기업의 애로기술을 지원하고 기업의 수요에 따라 취업으로도 연계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전문연구요원(병역특례)의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배정을 제외하는 대신 중소·중견기업에 배정하는 인력을 확대한다. 정부는 매출액 3000억 원 미만 중견기업을 위한 연구인력 개발 세액공제 구간을 기존 3~6%에서 8%로 늘리고, 중견기업을 하도급 거래의 보호 대상에 포함시켜 동반성장 지원 대상으로 인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중견기업의 기술혁신 촉진, 시스템 경영 및 글로벌화 가속화, 업종·지역별 중견기업 육성, 중견기업 육성 인프라 확충 등 중견기업을 위한 맞춤형 대책을 추진한다. 한편 이번 대책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부담이 되는 요인을 덜어주는 방안도 담고 있다. 중소기업기본법시행령에 따르면 최근 3년 평균 매출이 1500억 원 이상인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이 된다. 이때 조세부담이 증가하는 세제 수가 32건에 달하는 등 160여 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를테면 중소기업일 땐 R&D 비용의 25%를 공제받는데, 중견기업이 된 후 5년간 10~15%까지 떨어지고 그 이후엔 3~4%까지 낮아진다. 정부는 우선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추가 자금을 더해 중견기업 대출금액을 10조원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정부는 하도급 거래시 대금을 빨리 주고 늦게 받는 애로사항도 개선할 계획이다. 중견기업은 2∼3차 협력사(중소기업)에게 60일 이내 지급이 의무화되어 있지만, 대기업으로부터는 90∼120일 어음을 받아 자금운영에 애로가 많다는 점이 반영됐다. 지경부는 우선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기준'을 개정해 중견기업도 대기업과의 동반성장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성과를 점검해 하도급법 개정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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