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다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자 국내 기름값도 동반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기름값 안정화를 위해 알뜰주유소, 석유혼합판매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결국 국제유가에 따라 국내 기름값이 결정, '정책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전국의 보통휘발유 평균값은 리터(ℓ)당 전날보다 2.62원 오른 1998.39원을 기록하며 2000원대 재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16일 1891.86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38일째 오름세다.
40여일 가량 기름값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국제유가(두바이유)가 다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올해 초 기름값이 하늘을 찌르던 2월 초 수준인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기지표와 증시 등이 상승하는데다 최근 중동의 정세가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유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상승폭이 예상 밖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제유가가 떨어지자 투기자금이 유가시장으로 몰리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름값이 국제유가에 따라 다시 상승세로 전환되자 정부의 기름값 안정화 정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는 기름값이 치솟자 알뜰주유소 확대와 석유 전자상거래 활성화, 석유혼합판매 허용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결국 국제유가가 요동치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혼합판매의 협상이 늦어져 실시되지 않을 뿐더러 석유 전자상거래 역시 휘발유가 아닌 경유에 몰려 있어 정책의 한계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