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국제 유가 하락으로 잠잠하던 휘발유 가격이 최근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 내릴때는 '찔끔' 내리고 오를땐 '왕창' 오르는 악습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시내 휘발유 가격은 주말을 틈타 지난 25일 2100원을 돌파했고, 전국 평균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지난 23일 2000원을 넘어섰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시내 주유소 보통휘발유의 리터당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 보다 0.75원 오른 2102.61원을 기록했다. 또한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의 평균 판매가격 역시 전일 대비 1.33원 오른 2010.81원을 나타내고 있다.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2000원을 넘었던 지난 2월 다섯째 주 보다 국제유가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2000원을 넘은 것이다. 소비자시민모임 석유감시단에 따르면 지난 2월 5주차 국제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914.31원이었던 반면 지난 8월 4주차 국제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878.57원으로 35.74원이나 저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 24일(현지시간)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하락세를 보이며 국제휘발유 가격 역시 전일 대비 17.23원이나 하락한 887.23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내 휘발유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주유소들이 국제 휘발유 가격 인하여부와 상관없이 가격 책정을 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지난주에 하락세를 보였지만 그 전주까지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였다"며 "국제유가 흐름이 국내 가격에 바로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약 2~3주치의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휘발유 가격이 여전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휘발유 가격의 상승흐름은 국제 유가의 국내 반영 시차 만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올해 휘발유 가격이 가장 높았던 지난 4월 셋째 주(964.52원)부터 가장 낮았던 7월 셋째 주(703.30원)까지 국제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61.22원 하락했으나 주유소 판매가격은 170.03원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제 휘발유 가격이 700원선을 기록했던 지난 2010년 12월 넷째 주 국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787.07원이었던 반면 올해 7월 셋째 주는 1892.14원으로 약 105.1원 가량 비쌌다. 이는 국내 휘발유 가격이 국제 휘발유 가격의 인하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음을 말해준다. 소시모 관계자는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 휘발유 가격이 하락해도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계속해서 비싸지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국제 유가가 내릴때는 국내 가격이 조금만 내리고 오를땐 왕창 오르는 비대칭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석유공사는 국제시세가 8월 셋째주까지 급등세를 보여 앞으로 2~3주간 추가적인 인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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