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권오현)가 27일 사내 미디어인 '삼성전자Live'에 공지문을 올리며 삼성과 애플의 미국 소송 판결에 대해 비판했다.
삼성그룹 미디어인 '미디어 삼성'에도 같은 내용의 글이 올려져 삼성그룹 임직원 모두가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는 "평결 내용은 우리에게 대단히 실망스러웠다"며 "임직원들은 물론 우리를 아껴 준 소비자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판사의 최종 판결이 남았고 이후에도 여러 재판 과정이 남아있으므로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 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며 "실제 동일한 사안에 대해 영국과 네덜란드, 독일, 한국 법원은 우리가 애플의 디자인을 모방하지 않았다고 판결했을 뿐 아니라 우리의 표준특허도 일부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 등 특허를 침해했지만 애플은 삼성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미국 배심원들의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한 "시장에서 '혁신'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지 않고 법정에서 '특허'라는 수단을 활용해 경쟁사를 누르려고 한 회사가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으며 성장을 지속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없다"며 애플을 비난했다.
끝으로 "시장과 소비자들은 '소송'이 아닌 '혁신'을 지향하는 회사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으며 우리는 시장과 소비자들의 믿음이 옳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그동안 법정 이외의 장소에서 소송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을 삼갔다. 애플이 최대 라이벌이기도 하지만 최대 고객사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소송 결과에 대한 이번 비판은 이례적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평결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임직원들에게 공표하면서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타협 시도'설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미국의 배심원 평결이 난 후 "이번 평결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업계 혁신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둥근 모서리를 가진 사각형 형태와 같은 디자인 특성은 애플이 최초로 디자인한 것이 아니며 한 기업이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애플이 주장하는 상용특허 다수도 애플 제품이 출시 되기 전 존재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삼성의 미국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차질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