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해외여행객들이 멤버쉽할인, 쿠폰 등의 혜택 때문에 국내면세점에서 해외 현지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내국인 해외여행객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여행 쇼핑실태 조사' 결과내국인이 해외여행을 이유로 한번 출국할 경우 국내 면세점을 이용하는 금액이 평균 45만9000원으로 해외 현지 쇼핑지출액 38만9000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남태평양, 동남아시아, 일본 등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국내 면세점에서 사용하는 액수가 컸다.
반면 유럽, 미주 등을 찾는 여행객들은 국내 면세점보다는 해외 현지에서 많은 금액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국인 해외여행객들은 국내면세점에서 주로 △화장품(81.1%) △가방 및 지갑(48.3%) △시계·선글라스 등의 액세서리(47%) △주류(45.9%) 등을 구입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스카프, 넥타이 등의 패션잡화(35.1%) △일반식품(33.6%) △액세서리(32.2%) △의류(29.4%) 등을 주로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면세점과 해외현지 쇼핑지출액을 비교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49.3%가 국내 면세점 쇼핑금액이 더 많다고 답했다. 비슷하다는 의견은 17.0%였다.
국내면세점 선호 이유로는 멤버십 할인, 쿠폰 이용을 통한 저렴한 가격이 63.8%로 가장 많았고 △다양한 상품(33.6%) △판매직원과의 의사소통 원활(32.8%) △현지 쇼핑정보 부족(31.3%) 등이 꼽혔다.
반면 해외 쇼핑액이 더 많다고 답한 응답자들(33.7%)은 국내에 없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52.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다양한 상품(44.9%) △저렴한 가격(35.2%) △충동구매 (32.2%) 등을 이유로 들었다.
내국인 해외여행객들이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이용한 국내 면세점은 공항면세점(89.6%)이었고, 이어 인터넷면세점(45.0%)과 시내면세점(37.6%), 기내면세점(23.3%)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국내 면세점 쇼핑환경 개선을 위한 과제로는 구입한도 증액(33.7%), 입국장 면세점 도입(20.1%)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장 높았다.
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국내 면세점이 명품 할인점이라는 일부 비판도 있지만 해외 소비를 국내로 흡수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며 "해외현지 소비의 국내소비 전환을 위해서는 면세점 외에 프리미엄 아울렛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