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치범수용소인 요덕수용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지난 2006년 초연 이후 미국투어공연을 통해 현재까지 300여회 공연과 35만명이 관람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창작뮤지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요덕스토리’가 경주에서 공연된다.
(재)경주문화재단은 (사)NK문화재단과 손을 잡고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다음달 11일부터 13일까지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지난 1988년 서울대회 이후 23년 만에 우리나라 경주에서 개최되는 ‘제78회 국제펜(PEN)대회’에 공식 초청돼 공연된다. 이로서 한국의 대표적인 창작뮤지컬인 ‘요덕스토리’가 전 세계 문인들에게 소개되며 세계적으로 다시 한 번 주목 받게 됐다.
이번공연이 올해 대회에 초대된 이유는 올해 펜대회의 주제가 ‘문학, 미디어 그리고 인권’이기 때문이다.
‘요덕스토리’는 북한 인권을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로 승화시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 받았다. 워싱톤, 뉴욕, LA에서 공연해 BBC, CNN, ABC, NHK, 뉴욕타임즈, LA타임즈 등에서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본 공연은 탈북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정성산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1969년 북한에서 출생한 정성산 작가는 평양연극영화대학교, 모스크바대학 영화연출을 전공한 북한 예술인이다.
그는 1995년 탈북 해 한국에 정착한 후 동국대학교에서 연극영화를 전공했다. 영화 쉬리, 공동경비구역JSA, 실미도 등의 작품에 참여했고 영화 ‘량강도 아이들’로 정식 영화감독에 데뷔했다.
정 감독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잔잔하게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결국 “지옥 같은 그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또한 뮤지컬 ‘요덕스토리’의 북한 안무를 실제 요덕수용소 출신인 무용가이며 최승희씨의 제자인 탈북 안무가 김영순씨가 초연부터 맡아와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밖에도 이번 공연의 주연은 수많은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당차게 여주인공 ‘강련화’역에 캐스팅된 ‘이비’(조은별-그룹luv)와 수많은 뮤지컬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서세권’이 남자 주인공 ‘리명수’역에 캐스팅되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북한 요덕수용소를 재현한 다이내믹한 무대구현과 뮤지컬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차경찬 작곡가의 아름다운 사랑의 세레나데를 펼치는 뮤지컬 넘버들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한편 다음달 9일부터 15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국제펜대회’는 매년 한번 씩 전 세계 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학의 증진, 표현의 자유 수호 및 범세계적 작가공동체를 구성하는 문학올림픽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가장 큰 세계적 문학행사이다.
펜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지난 1970년, 1988년에 이어 세 번째로 국제펜클럽 창립 90주년을 맞은 올해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이 뜨거웠다. 이번 대회엔 세계 114개국 143본부에서 국내외 문인 900여명이 참석하는 가운데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웰레 소잉카(1986년), 오르한 파무크(2006년), 르 클레지오(2008년)가 참가한다. 노벨상 작가가 3명이나 참가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한국 문인으로는 이어령 교수, 이문열 소설가, 고은 시인 등이 참여한다.
올해 펜대회는 ‘Free the World(세계를 자유롭게 하라)’란 제목으로 강연회, 전시, 문학기행 등이 펼쳐지는 가운데, 북한 인권을 다룬 뮤지컬 ‘요덕스토리’의 초청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국제펜대회 초청공연은 다음달 11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며 공연은 13일까지 총 3회 개최된다. 일반 예매는 인터넷예매(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gjartcenter.kr, 인터파크)와 전화예매(경주예술의전당 1588-4925)로 이뤄지며 경주예술의전당(09:00~18:00)에서 직접 구매 할 수도 있다.
박형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