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폭락으로 아파트 계약자들이 앞다퉈 입주를 거부하면서 시중은행의 집단대출 연체율이 사상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또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서 기업대출 연체율도 8개월만에 최고치를 찍는등 가계와 기업을 불문하고 금융권 대출 부실 속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30일 내놓은 '7월말 국내 은행의 대출채권 연체율'에 따르면 은행들의 지난 7월말 원화대출의 연체율은 1.36%로 한달전보다 0.27%p 치솟았다. 이 가운데 집단대출 연체율은 1.72%로 전월대비 0.09%p 뛰면서 지난 2010년 12월 통계작성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5월 1.69%에서 6월 1.63%로 다소 주춤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집값하락으로 아파트를 산 사람들이 입주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주택가격 하락과 신도시 건설에서 공사지연, 부실시공 분쟁 때문에 집단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4월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계약을 '없던 일'로 해달라며 은행이나 시공사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벌이고 있는 전국의 아파트 사업장은 28곳, 소송인원과 금액은 각각 4190명과 5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집단대출 연체율이 춤을 추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가계대출 연체율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집단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달 0.83%로 한달새 0.9%p 올랐고,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도 0.93%로 1%p 뛰었다. 지난달 집단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0.39%였다. 가계뿐 아니라 기업대출쪽도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7월말 1.73%로 한달전보다 0.41%p 올랐다. 이는 지난해 11월(1.99%) 이후 8개월만에 최고치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이 1.63%로 0.83%p,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76%로 0.27% 상승했다. 경기 부진에 따른 영업 부진으로 곳간이 비게되면서 선박건조업과 건설업, 부동산 PF 대출 부문의 연체율이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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