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속에 파업과 태풍 등 단발성 약재까지 겹치면서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지표가 갈짓자걸음을 걷고 있다고 정부는 결론지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잠잠했던 물가도 기름값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탓에 고개를 들 조짐을 보이고 있어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9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물가ㆍ고용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파업ㆍ태풍 영향으로 주요 실물지표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8월 국내 경제지표는 실망스런 성적표를 제출했다. 경제성장의 동력인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0.7% 감소하며 석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소비(소매판매)는 내구재ㆍ준내구재ㆍ비내구재 판매가 줄줄이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전월대비 0.3% 줄었다. 파업의 영향으로 승용차 출고량이 뚝 떨어지면서 내구재 판매가 한달새 3.5% 감소한 탓이 컸다. 내수가 지지부진하자 기업들은 더욱 지갑을 꽁꽁 닫았다. 8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쪽 돈줄이 막히면서 13.9% 줄었고 건설투자도 건축 과 토목공사 수주가 외면받으면서 6.6% 뒷걸음질쳤다. 다만 정부의 취득세 양도세 한시감면조치로 건설 기업 심리지수가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주택 시장 분위기가 움트게 된 점은 위안거리다. 현재의 경기 기대치와 6개월 후 예상치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와 경기선행지수도 나란히 일보후퇴했다. 8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5p, 0.2p 하향조정됐다 지난달 사정도 비슷했다. 수출과 수입이 동반하락해 멋쩍은 무역흑자를 거두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도 여전했다. 9월 수출이 세계불황으로 1년새 1.8%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되려 무역흑자 규모는 한달새 11억 1000만달러 많아졌다. 주택시장의 매매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락세(-0.2%)가 계속된 반면 전셋값은 전월대비 상승폭(0.1%→0.4%)이 확대됐다. 지난달 물가는 1년전보다 2.0% 상승하며 지난 3월 이후 2%대의 안정세를 쭉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달은 태풍의 영향으로 농산물값이 뛴데다 국제유가도 치솟으면서 전월(1.2%)에 비해 상승률은 배 가까이 높아졌다. 수입물가도 전년동월대비 0.3% 솟구치며 향후 물가 상승의 여지를 남겼다. 한편 지난 8월 취업자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전년대비 36만4000명 증가했다. 고용률도 같은기간 0.1%p 높아진 59.7%를 기록했다. 재정부는 "국내 소비와 투자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국내외 경제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경제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책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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