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에게 "기준금리가 인하됐으니 대출금리도 낮추라"고 주문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금융감독원은 신한, 우리, 국민 등 12개 시중은행의 여신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실제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 완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이같이 요청했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3%에서 2.75%로 0.25%p 낮췄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시중금리에 인하분이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만약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시중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은 1조80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이중 가계의 이자부담은 1조원 정도 줄어들게 되어, 대출자 한 사람당 평균 매달 1만원 가까이 이자를 덜 낼 수 있게 된다. 기업은 약 8000억원의 이자부담이 감소된다. 기업차주 일인당 매월 7만~8만원 정도다. 한편 은행권에서는 대출금리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조달금리에 반영되는 속도가 대출금리보다 늦다보니, 싼 이자에 돈을 내어주고 비싼 이자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신규 대출자의 가산 금리를 올리는 등의 편법으로 손실을 보전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래도 금리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건 안될 일"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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