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예술의전당이 개관 2주년을 맞이하면서 장년층을 위한 연극 ‘왕초 품바’가 무대에 오른다.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아이들은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세대공감 공연으로 지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11월 1일부터 4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공연되며 극단 깡통이 제작을 맡았다. 공연 시간은 90분 정도 소요되고 8세 이상 관람이 가능해 가족단위 관람객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극 ‘왕초 품바’는 서민들의 삶을 풍자와 해학적 해석을 통해 실험성을 가미한 이 시대에 맞는 공연양식으로 재구성 했으며, 신디사이저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 진행돼 전통사회와 현대, 순수와 대중의 사이를 넘나들게 된다.
또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서 가장 낮은 곳에서 끌어올린 가장 통쾌한 목소리로 속을 시원하게 뚫어 줄 것으로 예상, 공연에 거는 관객들의 기대가 크다. 품바는 판소리 적벽가에도 나올 만큼 오래전부터 한민족의 삶을 관통해왔다. 조선시대 거지들의 도구였고, 일제강점기 때는 일제에 대한 민초들의 저항이자 독립운동의 한줄기로 이어졌다.
이번 공연의 주내용은 초창기 품바 공연을 90%이상 각색해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품바와는 전혀 색다른 공연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예전 작품이 해방 직후와 6·25시절 서민들의 애환과 삶을 다루었다면 이번 작품은 한 인간이 품바로 태어나서 각시 품바와 결혼하는 과정에서의 부부애와 가족애, 현실의 부조리 등을 표현한다. 그 과정에서 한 인간의 희로애락이 표출된다.
출산을 앞둔 각시 품바를 병원으로 데려가는데 병원마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부하면서 결국 각시 품바는 태어날 아기와 함께 죽음을 맞게 된다. 이처럼 빈익빈부익부의 사회현상과 국가권력의 횡포성을 풍자와 해학으로 관객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공연이다.
특히 이번 무대의 출연진으로 ‘왕초 품바’에는 전국 연극제 대통령상을 비롯 각종 연극제 다수 연기상을 수상하고 국내외 다양한 연극 공연과 품바 공연만 1,000회를 넘긴 극단 깡통 대표 이계준 씨가 맡았다.
이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