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중국 게임업체들의 '묻지마식' 베끼기가 다시 한번 도마위에 올랐다. 한국은 일본을 모방하고, 중국은 다시 한국을 베끼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표절관련 소송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전망이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국내 인기 모바일게임 '아이러브커피'를 무단 복제한 게임이 발견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커피러버'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이 게임은 메뉴 구성과 전체 화면을 똑같다. 한자(漢字)가 아니라면 '아이러브커피'로 혼동할 정도다. 사용 인터페이스는 물론이고 디자인과 배경, 게임의 로직과 아이템까지 판박이다.
이에 대해 '아이러브커피' 개발사인 파티스튜디오의 서현석 이사는 "현재 국내와 중국 로펌을 통해 법적인 절차를 논의중에 있다"며 "피해액이 상당하고 100억원 규모의 퍼블리싱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향후 파트너사의 저작권 보호와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에 앞서 한국 게임사와 일본 게임사간의 표절시비도 일었다. 일본의 게임업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한국지사는 넷마블의 모바일게임 '다함께 차차차'가 자사의 PSP(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게임인 '스트레스 팍! 레이싱'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법적 대응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소니측은 "게임에서 아이디어 표절은 인정이 안되지만 이번 경우에는 사운드 등 표현법과 시스템이 거의 유사해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넷마블이 서비스를 중지하지 않고 저작권이 보호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넷마블은 “다함께 차차차와 소니의 게임은 화면구성이나 게임방식, 게임성 면에서 전혀 다른 게임”이라며 표절 의혹에 단호히 맞서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처럼 모바일게임에 대한 표절·모방 시비가 계속되면서 네티즌간의 설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측과 명백한 검증을 거쳐 표절 관행을 뿌리뽑아야 한다는 측의 논쟁이 식을 줄 모르는 상태다.
온라인에서는 이번 표절 시비의 핵심인 '스트레스 팍! 레이싱'이 오히려 온라인게임 '크레이지 콤비 3D'를 표절했다는 자료가 게재되는 등 게임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게임은 주기가 짧고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 모방은 창조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특히 표절 의혹이 짙은 게임들이 크게 히트하면서 누구를 손가락질 할 형편이 아니라는 푸념이 많이 들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닌텐도, 코나미 등 일본 게임사들이 국내 게임사를 상대로 몇 차례 표절 소송을 진행하다 패소한 바 있다. 해당 게임을 '통째로' 베끼지 않는 한, 표절 문제를 법적으로 규명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