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눈치싸움으로 오락가락하던 은행별 재형저축 금리가 최종 결정됐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6일부터 본격적인 재형저축 판매경쟁에 뛰어들었다.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17개 국내 은행들은 6일 동시에 재형저축 상품을 출시했다. 재형저축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은행들간에 금리 경쟁이 붙으면서 '막판 뒤집기'로 뒤늦게 금리를 올리는가 하면 급한 마음에 금리를 올렸다 다시 내린 은행도 있었다. 최종적으로 각 은행들이 내건 재형저축 금리를 보면 기업은행이 기본금리(4.3%)에 우대금리(0.3%)를 더한 최고금리 4.6%로 가장 높았다. 기업은행은 당초 다른 시중은행들의 최고금리와 동일한 4.5%의 금리를 제공키로 공시했지만 다른 은행들이 금리를 발표하자 뒤늦게 0.1%p의 금리를 올려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을 비롯해 수협은행과 농협은행은 최고금리 4.5%로 최종 결정했다. 특히 앞서 4.3%의 금리를 주기로 했던 농협은행 역시 뒤늦게 금리를 0.2%p 올려 4.5%를 제공키로 했다. 최고 4.3%의 금리를 주는 외환은행은 다른 은행들이 높은 금리를 제시하자 최초 가입자 20만명에게만 0.3%p의 우대금리를 지원하기로 했다. 선착순 20만명에게는 기업은행과 같은 4.6%의 금리를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환은행은 다시 우대금리를 없애겠다고 재공시해 총 세차례나 금리를 번복했다. 은행 중 유일하게 재형저축 3%대 금리를 공시했던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두차례에 걸쳐 금리를 4.1%로 끌어올렸다. SC은행 관계자는 기본금리 3.7%에 우대금리 0.4%p를 더해 최고 4.1%의 금리를 제공한다"며 "우대금리를 추가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4.1%의 금리를 준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SC은행보다 0.1%p 낮은 최고 4.0%의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 3.4%에 우대금리 0.6%p를 주며 최고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재형저축을 포함해 정개예금, 보험, 신탁, 대출 등 총 5개의 상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은행들은 금리 눈치싸움을 끝내고 이날부터 재형저축 유치를 위한 마케팅전쟁에 돌입했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재형저축 출시와 함께 경품이벤트를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재형저축 가입 고객을 추첨해 최고급 스마트TV 및 국민광광상품권 100만원 등을 증정한다. 또 인터넷뱅킹에서 재형저축에 가입할 시 하나N웰렛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머니 2000원을 지급한다. 은행들이 재형저축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재형저축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클 뿐만 아니라 우대금리 혜택을 통해 다양한 파생거래를 얻기 위해서다. 실제로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대출, 카드, 급여통장, 주택적금 등의 실적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재형저축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은행들이 고객유치에 발벗고 나선 상황"이라며 "출시 이후에도 당분간 실적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형저축은 7년 동안 유지된다는 점에서 장기 거래 고객 확보에 좋은 상품"이라며 "재형저축 고객을 통해 새로운 거래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서민 목돈 마련 상품인 재형저축이 18년만에 부활한 6일 오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시민들이 재형저축을 가입하고 있다. 비과세 혜택으로 서민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 받았던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은 1995년 폐지된지 18년 만에 이날 시중은행에서 일제히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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