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1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수출 주력품목인 철강, 선박, 자동차 등은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무선통신기기 등 IT제품의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한 덕택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 보면 '엔저'의 영향과 기저효과로 주요 무역국인 미국, 일본에 대한 수출이 모두 감소했지만 중국과 아세안지역의 수출이 이를 상쇄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윤상직)에 따르면 3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0.4% 증가한 475억달러, 수입은 2.0% 감소한 441억달러로 무역수지는 3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은 철강, 자동차 등의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략폰 판매 증가 등 IT제품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며 한 달만에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무선통신기기 품목은 교체수요를 겨냥한 전략폰의 수출이 급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수 증가(22.9%) 증가한 20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생산설비 신규가동에 따른 공급능력 증가로 석유화학 수출도 전년동월대비 8.1% 증가한 4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고 반도체(6.5%), 액정디바이스(5.0%), 가전(4.1%) 등도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수출 주력품목인 철강, 선박, 자동차 등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철강 수출은 세계적인 설비 공급 과잉에 따라 수출단가가 떨어지며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3.2% 감소했다. 자동차는 일부 완성차 업체의 노사협상 타결이 지연돼 주말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수출이 10.4%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아세안 지역의 수출이 증가한 반면 일본의 수출은 감소했다.
중국의 경우 자동차부품(43.5%), 석유화학제품(16.2%) 등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아세안은 일반기계(46.5%), 석유제품(30.1%) 등의 품목에서 증가세가 뚜렸했다. 중국과 아세안은 각각 25.4%와 16.5%로 우리나라 수출 비중의 1, 2위를 차지했다.
엔저악화로 수출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대(對) 일 수출은 전년동월보다 17.5%나 수출이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 수출의 감소 원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와 엔저 영향 때문"이라며 "일본에 수출하는 기업들의 50% 이상이 엔화로 결제하고 있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수입은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수입이 모두 줄어들며 전년동월대비 2.0% 감소한 441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가 계속됐다.
원자재(-0.4%)는 가스(44.0%)·석유제품(25.0%) 등은 증가한 반면 석탄(-17.9%)·원유(-5.4%) 등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자본재(-0.1%)는 전년동기대비 반도체제조용장비(-74.0%), 자동차부품(-9.5%) 등을 중심으로 수입이 감소했다.
소비재(-18.3%)는 전년동기대비 기타플라스틱제품(-5.8%) 등의 수입이 감소한 반면 대두(101.9%)·박류(8.8%)는 수입이 증가했다.
이운호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엔저 영향으로 일본 업체가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대비가 마련돼야 한다"며 "세계 경기가 나아지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 수출 회복세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