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저축은행에 돈을 빌린 고객 두명 중 한명이 30% 이상의 초고금리를 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30%대의 초고금리대출 비중과 저신용자(7~10등급) 이용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 및 대부업의 경우 가계신용대출의 건전성이 최근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비은행금융기관 가계신용대출은 가계의 소득여건 악화, 은행 리스크관리 강화 등으로 2009~2011년 중 급증했다"며 "저신용 등 취약계층의 생계형 자금수요가 고금리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신용카드, 저축은행, 대부업 등으로 대규모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전체 신용대출시장에서 저신용·저소득 차주의 경우 2012년말 현재 55.3%가 비은행금융기관(대부업 제외)을, 29.5%가 대부업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의 경우 15.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정부의 서민금융정책 관련 대출이었다. 비은행금융기관에서도 고금리대출(20% 이상)을 취급하는 캐피탈(16.9%)과 저축은행(14.1%)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부터 은행에 이어 비은행금융기관도 가계신용대출을 소극적으로 취급(가계신용대출 증가율 2011년 17.8% → 2012년 2.0%)하고 있어 향후 저신용 등 취약계층이 금융기관을 통해 생계형 자금을 조달할 때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차주의 신용등급 분포를 보면 고신용자(1~4등급)는 주로 상호금융 및 캐피탈을 이용하는 반면 저신용자(7~10등급)는 저축은행 및 대부업을 이용했다. 비은행금융기관(대부업 제외)의 경우 고신용자대출 비중은 2012년말 현재 31.4%로 은행(59.7%)보다 낮았다. 하지만 저신용자대출 비중은 34.2%로 은행(14.6%)의 2배 수준을 상회했다. 저축은행의 저신용자대출 비중은 73.8%로 대부업체(83.9%)와 거의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대출금리 분포를 보면 상호금융은 주로 10% 미만, 보험 10~15%, 신용카드 15~25%, 캐피탈 20~30%, 저축은행 25~35% 등이었다. 이 중 신용카드, 캐피탈 및 저축은행의 경우 10% 미만의 최저금리(각각 6.5%, 6.7%, 7.9%)를 공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차주의 대부분이 20% 이상의 고금리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는 차주의 52.1%, 캐피탈 및 저축은행은 각각 80.5% 및 84.2%가 고금리대출(20% 이상)이었다. 한은은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차주의 55.3%가 30% 이상의 초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30%대의 초고금리대출 비중과 저신용자 이용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 및 대부업의 경우 가계신용대출의 건전성이 최근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축은행 및 대부업의 연체율은 2012년말 현재 15.0% 및 9.4%로 2010년말에 비해 각각 4.4%p 및 3.6%p 상승했다. 상호금융 등 여타 비은행금융기관 연체율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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