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IT제품과 중국 등으로의 수출이 소폭이나마 증가한 덕택에 우리나라는 15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엔저 등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폭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소폭 증가(0.4%)함에 따라 지난달 무역수지가 2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지난해 2월 이후 1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는 엔저 등의 영향으로 수출은 줄고 수입이 늘어난 불황형 흑자로 분석됐다.
국가별로 중국, 홍콩 등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반면 일본, 중동 등과의 수지는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11.1%)으로의 수출은 엔저 등의 영향으로 우리의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33.4%), 산업용 전자제품(-28.6%), 석유제품(-22.2%) 등에서 큰 폭의 수출감소를 보이며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반면 무선통신기기, 석유화학제품 수출이 늘어난 중국과 반도체 수출이 증가한 아세안(ASEAN) 등은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품목에서도 엔저의 영향이 두드러졌다. 무선통신기기, 석유화학 등 8개 품목은 수출이 증가한 반면 일본으로의 수출이 줄어든 선박, 철강제품 등 5개 품목은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석유제품의 일본 수출은 수출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22.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동차(2.4%), 컴퓨터(-6.9%) 등도 일본 수출이 줄어들었다.
지난달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0.5% 감소한 437억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감소한 18억2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원자재는 도입단가 하락으로 석탄, 원유 등의 수입이 감소하며 10.1% 줄어들었다. 석유제품(21.2%), 가스(5.7%) 등은 증가한 반면 원유(-26.2%), 석탄(-9.9%) 등은 수입이 감소했다.
원유수입 도입단가는 배럴당 109.4로 전년동월(124.4달러)보다 12.0% 감소했고, 도입금액은 74.6억달러로 18.1% 줄어들었다.
자본재는 전년동기대비 반도체제조용장비(-72.9%), 액정디바이스(-10.9%)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고, 소비재는 전년동기대비 돼지고기(-31.7%) 등의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에도 불구하고 엔저 영향 등으로 수출이 아직 정체에 머물러 있다"며 "엔저 극복을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