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600대(매출액 기준) 기업들의 올해 투자 규모가 129조7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금융업을 제외한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올해 기업들의 투자계획이 지난해보다 13.9% 증가한 129조70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조사대상 기업 중 '올해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158개사)이 그렇지 않다고 답한 기업(115개사)보다 약 1.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한 158개 기업 중 27.9%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선행투자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신제품 생산과 기술개발을 강화하기 위해(19.7%), △신성장산업 등 신규사업에 진출하고자(19.2%) 등 이유를 꼽은 기업이 많았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계 올해 투자 계획은 작년 대비 13.2% 증가한 82조8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은 15.0% 증가한 46조9000만원을 투자할 것으로 집계됐다.
전경련은 이와 관련해 "제조업의 경우 조선 및 기타운수업종과 석유정제 관련 업계가 투자 확대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제조업은 전력·가스·수도와 도소매업 등 분야 투자가 매우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사 결과 올해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설비 투자 등 분야에서 지난해보다 172% 가까이 투자 규모를 늘릴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 및 기타운송장비 업종의 경우 선박 및 크레인 시설과 발전 시설 부문에 작년보다 43.9% 더 투자할 계획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들은 이러한 투자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주로 내부 유보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응답 기업 중 약 71.6% 기업이 '현금성 유보자산 등을 통해 투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 차입(20.6%)과 회사채 발행(6.2%) 등 방법을 고려 중인 기업도 많았다.
한편 이들 매출 상위 600대 기업의 작년도 투자실적은 전년보다 1.9% 증가한 113조90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제조업종은 2011년보다 0.8% 감소한 73조1000만원을, 비제조업은 같은 기간 7.2% 증가한 40조80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박찬호 전무는 “600대 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2009년을 제외하고는 지난 10년간 매년 전년보다 투자를 늘리는 추세를 보였다"며 "새 정부가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