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장마로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력수급이 연일 아슬아슬한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에너지절감을 위해 '빙축열'을 이용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위치한 서울 서린동 SK서린빌딩은 '빙축열'을 활용하면서 에어컨 전력을 30%까지 아끼고 있다. '빙축열'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야간전력을 이용해서 야간에 얼음을 얼려놓은 뒤 낮에 이 얼음이 녹는 냉기로 냉방하는 것으로, SK서린빌딩은 '빙축열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서린빌딩 지하5층엔 얼음을 보관하는 대형 저장탱크가 있다"면서 "밤에 얼어붙은 얼음이 낮에 녹으면서 발생하는 냉기로 에어컨을 가동하기 때문에 에어컨 가동에 들어가는 빌딩의 전기사용량을 30%까지 아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서울 본사뿐 아니라 다른 사업장에서도 에너지절감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울산CLX의 '폐열교환 시스템'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것은 다른 사업장에서 쓰지 않는 폐스팀을 파이프로 연결해 활용하는 것으로, 울산CLX는 울산 석유화학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스팀을 활용하면서 벙커C유 사용량을 연간 7500여만 리터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140억원에 이른다. 게다가 버려지는 폐열을 다시 활용함으로써 연간 11만2000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니 환경개선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외에도 넥타이 풀기와 퇴근시 전원플로그 뽑기, 계단걷기, 점심시간 불끄기 등을 실천하며 사상 유래없는 전력대란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평소 아무 생각없이 지나쳤던 일들이지만 전력난 극복을 위해 전사 차원에서 실천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부터 나도 모르게 전력낭비가 없는지 꼼꼼히 체크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 하기 위해 PMS(Process Monitoring System) 등 전산화 프로그램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