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만 폐기된 손상화폐가 1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한은이 다시 사용하기 곤란하다고 판정해 폐기한 손상화폐의 액면금액은 1조347억원이었다. 전년동기(9152억원)에 비해 13.1% 증가한 수치다.
은행권이 전체의 99.92%인 1조339억원이었다. 장수 기준으로는 2억2600만장이다. 주화는 8억원어치(882만개) 버려졌다.
상반기 폐기된 은행권과 주화를 새 화폐로 대체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약 247억원으로 추정된다.
화폐교환 창구에서 교환을 의뢰받은 손상은행권은 총 6억2964만원이었다. 한은은 이중 5억8981만원을 새 돈으로 교환해줬다. 나머지 3983만원은 반액만 바꿔주거나 무효 판정 처리해 교환없이 회수만 했다.
화폐 권종별로는 5만원권이 3억1188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1만원권(2억5707만원), 1000원권(1095만원), 5000원권(991만원) 순이었다.
손상 사유별(금액 기준)로는 불에 타 바꾸러 온 경우가 3억3214만원(705건)으로 최고였다.
습기나 장판밑 눌림 등에 의한 부패가 1억8631만원(1017건)이었고, 칼질 등으로 잘려나거나 찢긴 경우는 2836만원어치(364건)였다.
한은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된 손상주화는 6억1650만원으로, 1년 전(3억8300만원)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교환 개수로는 602개였다.
100원화(3억2650만원)와 500원화(2억3850만원)이 전체의 91.6%에 달했다. 50원짜리는 3595만원어치였고, 10원화는 1555만원이었다.
박종남 발권기획팀 과장은 "화폐 훼손은 개인 재산상의 손실뿐 아니라 화폐 제조비가 늘어나는 요인이 된다"며 "거액의 현금은 가급적 금융기관에 예치하고, 땅속·장판 등 습기가 많은 곳에 지폐를 보관하거나 분수대에 주화를 던지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일부 또는 전부가 훼손된 은행권은 남아있는 면적이 원래 크기의 3/4 이상이면 액면가 전액을, 3/4 미만∼2/5 이상이면 반액을 교환해주고 있다. 2/5 미만이면 바꿔주지 않는다. 주화의 경우 녹슬거나 찌그러져 사용하는데 적합하지 않으면 액면가 전액으로 교환해준다. 다만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곤란한 주화는 교환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