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회사로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새로운 찬스가 됐습니다. 동반성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품질·상품개발 등을 통해 한국의 전통차가 세계로 퍼져나갈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내에서 30년 이상의 전통을 바탕으로 한국차(茶)를 보존·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배형찬 담터 상무이사의 말이다.
담터는 이마트가 지난 29일부터 도입한 새로운 개념의 '중소기업 상품 해외 수출 동반성장 모델'에 포함돼 홍콩 왓슨그룹에서 운영하는 슈퍼마켓 체인 '파크앤숍' 60여개 매장에 상품을 수출하게 됐다.
지난 7월초에 선적해 이번에 홍콩에 수출·판매되는 이마트 PL(자체브랜드)상품은 청우식품 과자, 담터 율무차, 풍국면 소면, 신송식품 쌈장, 가야의 당근주스 등 17개 중소기업의 35개 품목이다.
이마트는 유통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홍콩 등 해외 각국에 국내 중소기업의 우수한 상품을 한데 모아 직접 판매하게 되며, 해외 수출을 모색하는 중소기업들은 기존 국내 방식 그대로 이마트에 상품을 납품하고, 대금도 이마트로부터 받게 된다.
한마디로 이마트가 직접 해외 대형 유통업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중소기업 우수상품의 수출 업무를 대행하게 되는 것이다.
번거로운 절차도 모두 생략되는 잇점도 있다. 기존에는 수출을 원하는 중소기업이 수입을 원하는 해외기업에 각각 상품을 배송해야 했다. 하지만 새로 도입된 시스템에서는 여러 기업의 상품이 혼합된다.
이에 LCL(컨테이너 1개를 채우기 부족한 화물)이 아닌 FCL(컨테이너 1개를 채우기 충분한 화물)로 선적, 배송할 수 있게 됐다. 물류비용이 40% 가량 감소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것.
"기존에는 아무래도 작은 회사다 보니 해외에 직접 수출하려면 은행신용장부터 시작해 수출대금 협상, 물건선적기준 등을 직접 해결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 규모가 작다보니 컨테이너 1개를 채우지 못해도 미래를 위해 과도한 물류비용을 감수하며 울며 겨자 먹기로 수출하는 것이 큰 부담이었습니다."
이는 해외 바이어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소규모로 상품을 수입하게 되고, 중소기업은 소량 수출로 인해 과다하게 발생되는 거래 및 물류비용 등을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아무리 알려진 중소기업 우수상품이라도 해외 시장을 직접 개척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마트는 중소기업이 일반적으로 수출전담부서가 없어 해외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 자체 수출관리시스템을 통해 통관, 선적, 대금결제, 클레임 등 수출관련 업무를 대신 진행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수출상품 대금 결제가 몇 개월이 걸릴 수 있는 점도 고려해 중소기업과 선결제 방식으로 거래를 하게 된다. 수출 시 발생할 수 있는 상품파손에 따른 손해에 대해서도 이마트가 직접 부담한다.
또 이마트는 상품의 해외판로 개척을 위해 일본, 중국, 미국, 베트남 등 현지 해외사무소를 설립하고, 50여명으로 구성된 해외소싱담당 부서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노하우를 가진 대기업이 전담해 홍보와 판매에 나섰기 때문에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에 이마트와 계약을 맺은 왓슨그룹은 전 세계 33개국에 20개의 브랜드로 1만800개의 소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기업이다. 아시아에는 중국, 태국, 필리핀 등 11개 국가에 32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번 PL 수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1만개가 넘는 왓슨그룹내 유통업체 진출의 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마트는 PL 해외수출을 통해 추가적인 매출 증대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경우 새로운 판로 확대를 통해 매출 증대 효과를 얻는 등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마트는 일본 유통업체와 상품 수출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했으며, 싱가포르, 몽고 등 아시아 업체와도 상품 가격 제의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