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용품은 같은 제품이라도 한국에서 가장 비싸게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까운 일본 보다 국내에서 최대 1.92배나 비싼 제품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YWCA는 8일 캠핑용품 10개 브랜드, 총 329개 제품을 대상으로 국가별·유통채널별 가격을 조사한 결과 미국, 일본, 호주, 한국 4개국 중 한국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품목은 텐트, 타프, 침낭, 매트, 스토브, 코펠, 랜턴, 그릴, 의자, 테이블 등 10종이며 콜맨, 스노우피크, 코베아, 노스페이스 등 총 10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4개국에서 공통적으로 판매되는 10개 품목의 평균 소비자가격을 평균환율로 환산해 비교한 결과, 한국은 미국의 1.19배, 호주의 1.35배, 일본의 1.37배나 비쌌다.
특히 대부분의 캠핑용품 취급 제품이 일치하는 일본에 비해서도 한국은 오프라인에서 평균 1.43배 비쌌고, 온라인에서 평균 1.57배 비싼 가격에 캠핑용품을 판매했다.
브랜드별로 텐트류의 경우에 콜맨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제품과 비교했을 때 22~78%(최소 6만855원, 최대 40만2268원), 스노우피크는 36~92%(최소 12만5127원, 최대 114만2334원) 한국이 일본보다 비쌌다.
타프류의 경우에도 콜맨은 12~49%(최소 2만2270원에서 최대 9만2200원), 스노우피크는 45~89%(최소 15만8065원에서 최대 49만924원)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단가가 높을 수록 가격차이도 큰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서울YWCA는 "일본 브랜드인 스노우피크는 제품의 상당 수가 중국 등 제3국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거리상 유통비용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국 간의 가격 차는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유통채널별 가격은 제조사 온라인몰(100)을 기준으로 직영점(101), 백화점(100), 제조사몰(100), 전문점(98), 인터넷몰(90) 등의 순으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통채널 간 평균 가격차이는 10% 이하에 그쳤다.
브랜드별로는 버팔로가 유통채널별 가격차이가 27%로 가장 컸고, 다음으로 블랙야크 19%, 노스페이스 17%, 콜맨 16%, 아이더 14%, K2 13%, 네파 9%, 코베아 8%, 코오롱스포츠 7%, 스노우피크 4% 순이었다.
하지만 캠핑용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72%는 '품질대비 가격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환율인하 등 가격변동 요인이 적절하게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 84.9%를 차지했다.
양선희서울YWCA 소비자환경부장은 "조사대상 10개 브랜드 제조·유통사에 수입 및 제조 원가의 공개를 요청했지만 영업상의 비밀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며 "캠핑용품을 합리적으로 구매하기 위해서는 과시적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는 캠핑 문화에 대한 의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예산지원을 통해 진행됐으며 스마트컨슈머 홈페이지(www.smartconsumer.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올해 캠핑용품 시장규모는 5000억원 수준에 이르고, 캠핑 인구도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캠핑용품 시장은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