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돈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우편명세서 발급을 중단하고 있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SK카드는 오는 10월1일 결제일자 명세서부터 1만원 이하의 소액이용 고객에게는 우편명세서 발송을 중단한다.
1만원 이하 이용고객에게는 우편명세서 대신 장문문자서비스(LMS)를 통해 결제 금액을 안내한다.
신한카드도 신한BC체크카드 고객 중 이용 실적이 없는 고객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7월 1일부터 우편명세서 발급을 중단했다.
외환카드는 지난해 5월부터 체크카드 고객에 대해 후불교통카드대금·자동이체·해외사용 금액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우편명세서를 보내지 않고 있다.
나머지 카드사들도 우편명세서를 전자메일로 받는 고객에게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 우편명세서 발급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우편 명세서 발급을 중단하는 것은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한 '마른 수건 짜기'로 볼 수 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카드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지난 상반기 순익은 97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4985억원)에 비해 34.7% 감소했다.
더욱이 내년부터 신용카드에 대한 소득공제율이 15%에서 10%로 줄어들어 신용카드 사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다라 카드사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에 주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우편명세서 발송 중단도 이같은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는 비용 감축을 위해 부가서비스도 적극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하나SK카드는 파격 할인혜택을 내세웠던 클럽SK카드의 각종 부가서비스 전월 실적 기준을 내년 2월부터 최소 10만원 이상 상향 조정하는 등 출시 1년 만에 대대적으로 축소할 것을 예고했다.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씨티은행의 '씨티 리워드 카드'도 오는 11월 11일부터 포인트 적립률을 크게 축소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부가서비스 축소, 우편 명세서 발급 중단 등 다각적인 비용절감 노력이 당분간 카드업계의 트렌드로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의 이같은 행태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출시한 지 1년 만에 서비스를 축소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태도"라며 "비용 절감을 해야하는 사정도 이해하지만 고객의 입장을 배려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