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과세 등 경제민주화의 영향으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가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총수가 있는 집단과 비상장사의 내부거래가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비상장사나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이 여전히 높아 일감 몰아주기 관행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국내 49개(1392개 계열회사) 대기업집단의 '2013년 대기업집단 내부거래현황에 대한 정보공개자료'에 따르면 내부거래 금액은 185조3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기업집단 전체 매출액 1506조원의 12.3%로 지난해(13.24%)에 비해 0.94%p 줄어든 수치다. 금액적으로는 2009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1조원이 감소했다.
총수있는 집단(41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12.51%로 지난해(13.6%)에 비해 1.09%p 줄었고, 총수없는 집단(8개)은 10.89%로 지난해(11.1%)에 비해 0.12%p 줄어 총수있는 집단의 감소폭이 컸다.
또 비상장사(1155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22.23%로 상장사(237개, 8.11%)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비상장사의 감소폭이 더 컸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대기업 집단은 STX(27.49%), SK(22.51%), 현대자동차(21.33%), 포스코(20.59%), 웅진(18.76%) 순으로 나타났다.
또 내부거래금액이 큰 집단은 SK(35조2000억원), 현대자동차(35조원), 삼성(28조2000억원), 포스코(15조5000억원), LG(15조3000억원)였다.
이들 상위 5개 집단 내부거래금액 합계는 129조2000억원으로 전체 49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금액의 69.7%를 차지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높았다. 비상장사의 경우에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비중(47.83%)이 20% 미만(24.46%)인 계열사의 두 배에 육박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은 사업시설관리, 과학기술서비스, 시스템통합관리업(SI) 등 주로 서비스업이었고, 내부거래 금액이 높은 업종은 자동차제조업, 화학제품제조업 등 제조업 분야였다.
황원철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계열사간 합병 등 자발적 축소 노력과 정부의 정책적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내부거래가 다소 감소했다"면서도 "아직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하기는 곤란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