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암(67·사진)선생은 서라벌여자중학교 배움터 지킴이로 활동하며 교정의 꽃을 가꾸며 여학생들 마음에 아름다운 향기를 심어 주고 있다. 김 선생은 1971년 의성 안평중학교에서 수학교사로 교직생활을 시작해 2010년 2월 서라벌여중에서 39년간의 교직생활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3월부터 배움터 지킴이로 교통사고 위험, 학교 폭력, 유괴 및 납치 등 학교 주변의 각종 유해 환경으로부터 학생들을 지키고 있다. 교직생활 틈틈이 꽃을 가꿨다. 선생이 머무는 학교는 늘 꽃과 식물들이 잘 관리되는 학교로 소문이 났다. 이런 선생의 남다른 재주를 눈여겨 본 제자들은 버려진 화분을 들고 와 살려 달라고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꽃을 다 피웠거나 시들어 버려진 화분도 선생의 손을 거치면 신기하게도 싱싱해지고 다시 꽃을 피웠다. 그중에서도 특히 국화에 많은 애정을 쏟았다. 가을이 되면 각 학교에서는 학생 종합전과 발표회 등 축제를 많이 열고 있다. 그때 쓸 요량으로 이른 봄부터 국화의 여린 순을 따 옮겨 심어 정성껏 관리를 했다. 딱 축제일을 맞춰 꽃을 피울 수 있게 개화시기도 조정했다. 국화가 앞 다퉈 피기 시작하면 경주시내 학교에서는 화분을 빌려 가기위해 트럭이 운동장에 심심찮게 들어 왔다.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서라벌여중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여중생들이 한 해 동안 배운 것을 마무리 하며 작품 전시회를 연다. 학교 곳곳에는 13종의 500여개의 화분에서 다홍, 노랑, 분홍, 흰빛깔의 국화들이 꽃구름을 이루고 있다. '나비부인'이란 이름을 갖고 있는 황화는 우아하며 귀부인의 자태를 닮은 듯하다. 소국은 소녀들의 웃음을 닮은 듯 자잘한 꽃망울을 팝콘처럼 터트리고 있다. 국화뿐만 아니라 이른 봄부터 꽃잔디, 송엽, 꽃가지, 관상용 가지, 장미고추, 원고추, 금잔화 등이 시간을 두고 차례로 피었다 진다. 올해는 학생들 교육용으로 목화를 많이 심었다. 김대암 선생은 "학생들이 꽃을 보며 인성이 풍요로워지고 학창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꽃을 가꾸게 되었다" 며 "상대를 먼저 배려하며 마음을 열고 친구간에 우정을 쌓으면서 학교라는 공간이 아름다운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가을 서리를 맞으며 피는 국화는 군자지향(君子之香)으로 불리며 고아한 선비의 자태나 품성을 상징한다. 퇴직 후 배움터 지킴이로 활동 하며 꽃을 가꾸는 김대암 선생에게서 일찍 싹이 돋아나 늦게 꽃을 피우는 군자의 덕(君子之德)과 찬 서리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고고한 기상(氣像)을 느낄 수 있었다.  김희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