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질문에 대한 일반시민들의 반응은 "정부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한다. 이 말은 마치 1960년대 상황에서 서울시가 "서울시민 여러분! 탑골공원 화장실이 가득 찼습니다. 어떻게 할까요?"라는 말로 들린다. 있을 수 없는 정말 황당한 말이다. 국가단위에서 국민에게 묻는 것이니 더욱 그렇다. 더욱이 화장실은 상식으로 이해가 가지만 사용후핵연료는 일반시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다. 사용후핵연료는 10만년이 되어야 일반물질로 된다고 한다. 이는 최근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의 원전 소재 지역 특별위원회가 경주지역 여론수렴 과정에서 나온 말로써 많은 시민들은 "경주와 무관한 일이다. 그런데 왜 이러한 어려운 질문으로 여론조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사)경주지역발전협의회는 지난 4월 30일 오후 2시 시청 알천홀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 누구의 몫인가?"라는 발제에 이어서 토론회를 가졌다. 핵심은 2005년 11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을 경주에 유치한 뒤 정부의 약속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주민투표 당시 "중저준위 방폐장을 유치하면 고준위 방폐물은 다른 곳으로 가져간다"라는 말과 '중저준위 방폐장 관련 특별법(이하 특별법)' 제18조 "원자력안전법 제2조 5호에 따른 사용후핵연료 관련 시설은 유치지역에 건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말을 믿고 찬성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와 관련한 내용을 이행한 바가 전혀 없음을 확인하고 놀랐다. 오히려 사실상 중간저장인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을 월성원전에 증축하였고, 그것도 2018년이면 포화상태가 된다고 한다. 1998년 정부의 원자력위원회는 제249차, 253차 회의를 거치면서 "2016년까지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을 확보한다"에서 "중간저장시설 건설 등을 포함한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변경한다. 그래서 월성원자력발전소 안에 법에도 없는 임시저장시설이 증설된 것이다. 다른 한편 특별법 제18조의 "관련 시설"에 정의가 없어서 모호하며, 명확성 원칙에 따라 해당 조항은 "무효"라는 말까지 회자되고 있다. 정부를 절대 신뢰해온 시민들은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황당한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본 협의회가 얻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법조인들의 의견은 "모든 법률은 항상 유효하며 모호하면 해석으로 보완한다. 다만 헌법재판소 판결에 의해서만 무효가 될 수 있다"이다. 결국 특별법 제18조에 대한 무효논쟁은 허구로 판단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특별법이 일반법보다 우선한다고 답변했다. 본래 원자력안전법과 특별법은 별개이다. 따라서 특별법 제18조는 사용후핵연료 관련 시설에 대하여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는 임시저장시설을 원자력안전법의 관계시설이라 주장하는데 다른 해석이 있다. 첫째는 월성원전의 임시저장 방식은 중간저장 방식의 일반형이다. 둘째는 임시저장시설이 원자로 안전에 필수불가결한 관계시설인지에 대한 입증이 없다. 셋째는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제2조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 정의에서 '인수하여' 부분은 인수 주체를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한수원은 발생자이면서 인수자인 것이다. 따라서 임시저장시설은 사실상 중간저장시설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입증에 따르면 "월성원전의 임시저장시설은 특별법 제18조 위반이다"라고 해석되는 것이다. 우리 경주시민은 2005년 11월 중저준위 방폐장을 유치함으로써 정부의 원전정책에서 큰 짐 하나를 덜어주는 선례를 남겼다. 그럼에도 법조문의 정의가 없느니 운운하며 본연의 임무는 기피하고, 2005년 3월 이후에도 임시저장시설을 증설하면서 불신을 키워왔다. 정부는 1998년에 의결한 "2016년까지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 확보"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소홀히 하면서 공론화위원회, 연구용역, 포럼 등의 이름으로 권고안에 당초 '(발전)소외 집중저장' 방식에 '소내 분산저장' 방식을 추가하고, 기준연도 연장 등 무책임한 변경의지로 대국민 불신을 조장시켜 온데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한다. 이를 개선하지 못하면 정부의 원전정책은 성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지금 경주시민은 정부의 약속이행을 지켜보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로 강력한 추진의지를 보일 때 비로소 해결이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원전부품 부정보다 큰 사건일 수 있다.변 정 용동국대 교수(사)경주지역발전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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