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최종 합의안 처리가 무산된 공무원연금 개혁을 놓고 청와대가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 국민연금과 분리해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7일 내놨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공무원연금 개혁 방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간접적인 형식을 빌려 다시금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난항을 거듭하다 결국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내지 못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 밤 결국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에 합의하지 못하자 청와대의 입장에 시선이 쏠린 가운데 뒤늦게 나온 발표였다. 김 수석도 "고심을 거듭하다 보니 (입장 발표가)조금 늦어졌다"고 언급했다. 청와대가 이날 내놓은 입장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시키는 것은 국민의 뜻과 다른만큼 공무원연금 개혁을 먼저 처리한 뒤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인상문제 등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야의 개혁안에 대해서는 "개혁의 출발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자 했다"고 밝히긴 했지만 사실상 당초 합의내용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내비쳤다. 이는 청와대 홍보수석의 입을 빌려 나온 입장이지만 사실상 박 대통령의 원칙을 재차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여야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조정안에 대해 "먼저 국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청와대의 이날 입장발표는 일단 개혁안 처리가 무산된 상황인 만큼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원칙을 다시금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다시 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핵심 사안을 제시함으로써 개혁의 방향을 강조한 것이다.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야의 합의과정에서 당초 박 대통령의 의중과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것으로 판단하고 이 부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청와대의 입장 발표는 이번 사안이 당·청 간 갈등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이 청와대가 협상내용을 다 알고 있었다는 언급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이인수 기자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