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목월시인은 '청록파' 시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청록파' 시인이란 이름은 비슷한 시기에 등단하여 유사한 경향의 시를 써서 지속적으로 한국시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 했다는 데서 붙여진 명칭이다. 정지용 시인은 1939년 '문장'지에 청록파 시인들을 추천하면서 박목월 시를 "북에는 소월이 있고, 남에는 목월이 있었거니"라는 말로 잘 지적해 주셨다. 세 시인은 1946년 자연자체와 토착적 정서를 시의 미학으로 새롭게 개척한 공동시집 '청록집'을 발간했다. 시가집의 이름인 청록(靑鹿)은 박목월의 시 '청노루'를 제명(題名)으로 한 것이다.'청노루'는 박목월 선생의 시 중에서 봄의 정취를 가장 나타낸 감동적인 시로 알려져 있다. "머언 산 靑雲寺 / 낡은 기와집// 山은 紫霞山/ 봄 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가는 열두 구비를 //靑노루 / 맑은 눈에 //도는 /구름"으로 표현된 이 짧은 시는 언제 읽어도 마음에 충격을 준다.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압축의 미와 토착적인 정서, 민요의 가락이 이 시의 매력이다. 시'청노루'는 청록파 시인의 시집 '청록집(靑鹿集)'의 성격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맑고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잃어버린 고향을 찾는 순수한 정서로 창작된 작품들이 '청록집'의 시편들이다. 이것은 민족정서와도 관련된 시적 승화의 결정체라고 말할 수 있다. '청노루'는 김영랑과 정지용 등이 30년대의 시 동인지'시문학(詩文學)'을 통해서 이룩한 시의 순수성과 김소월이 우리의 전통운율 및 민족정서로 엮어서 감동을 주던 자연묘사의 기법을 한층 더 발전시킨 이미지즘의 시이다. 청노루는 관념과 감정이 배제된 서경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자연 그 자체의 형상적인 비인간화의 모습이다. 순수성을 대변하는 자연으로서의 '청노루'는 시적 요소들을 자연 속에 몰입시켜 원형적인 고향을 찾아가게 한다. 이러한 '청노루'의 시적 대상으로서의 자연은 시인의 상상력을 통해서 형상적인 아름다움과 신비로운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미적 충격을 가져다준다. '청록파' 시인들은 신라의 향가로부터 고려가요, 조선시대의 민요로부터 이어온 한국시의 흐름을 새롭게 정립했다. 박목월의 '청노루','윤사월','나그네', 박두진의 '해','청산도', 조지훈의 '승무','풀잎단장'등은 자연 자체의 미적 가치를 새로운 형태로 형상화한 시편들이다.  정한모 교수는 '청록파'의 시사적(詩史的) 의미를 "'청록파'의 공통된 작업은 '자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청록파'가 발견한 자연은 고향과 문화를 잃어버린 민족에게 시로써 하나의 아름다운 고향을 마련해 준 것과 해방이후 6·25 전쟁까지 정치적 혼란기 속에서 정치문학과 대결하면서 시의 정도(正道)를 지켜온 것이다. 청록파가 잃어버린 우리의 감수성을 회복하고 문학의 존재론적 지위에 대한 자기인식을 드높인  점은 청록파의 공적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박목월 시인은 청록파와 더불어 민족정서의 시화(詩化)를 통해 한국 시와 한국문학의 정체성을 살린 시인이다.장 윤 익동리목월문학관장·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