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성급(性急)하다는 말이 있다. 성미가 팔팔하고 매우 급하며 참을성 없이 행동하는 것으로 조급증이라 한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의 국민성은 침착하며 참을성이 강하고 참고 견디는 양반적인 성품을 지닌 선비형이다.  의복만 보더라도 속옷의 가지 수도 많고, 겹겹이 입고 나들이 가는 풍습에서 의연하고 조용하며 기품을 지닌 민족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빨리 빨리 해야 하는 문화풍습에 젖어 서두르는 행동으로 변해버렸다.  그 중 가장 큰 개혁이라면 전쟁의 난리에서 오는 생활의 태도였다.  그리고 한국전쟁(6.25사변)을 치르면서 급속하게 빠른 문화가 생활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필자가 20여 년 전 처음 유럽 이탈리아를 갔을 때 외국인들이 우리들에게 주의 주는 말 가운데 항상 삐아노, 삐아노이다. 천천히, 천천히 행동할 것을 주문한다. 우리의 국민성을 이미 알고 있는 탓인지 한국사람 만나면 삐아노이다. "급하면 둘러가라"는 옛말은 잊은지 오래다. 환경과 삶의 유형으로 인한 국민적 행동이 다소 급한 것만은 사실이다. 학교 교육이 부채질하고 있다. 빨리 일어나 빨리 밥 먹고, 빨리 학교에 갈 것을 부추긴다. 회사에 근무하면서도 언제나 신속, 정확이다.  빨리해야 모든 것을 잘 한다고 평가하고, 동작이 빠름을 최고로 여겨왔다.  사실 '일에도 순서'가 있다고 서두르는 일이 잘 안되고, 못하고, 실수가 잦다. 선인들의 많은 경험에서 전해지는 속담에도 "발이 빠르면 헛딛는다. 서두름은 실패의 어머니다. 서두름은 낭비를 낳는다" 등등의 말이 있다. 철학자 베이컨도 "운명의 여신은 기다릴 줄 아는 사람에게는 귀한 것을 주지만, 조급한 사람에게는 그것을 팔아넘긴다"고 했다.  성서에 기록한 내용 가운데 사람에게는 두 가지 죄가 있었다는 것이다.성급함과 게으름이라 했다.  성급하기 때문에 낙원에서 쫓겨났고, 게으르기 때문에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성격이 급한 원인이요, 그것으로 인하여 추방당한 것이고, 복귀하지 못한 것이다.  성급한 것은 어리석은 자의 약점이며, 영국속담에도 "급하게 결혼하면 나중에 후회한다"고 한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고 경상도까지 하루에 갈 것인가? 서두르다간 서툴러진다는 말이 맞다.논설위원 손 경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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